누명쓴 아들원혼 9년만에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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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
수정 2005-06-24 00:00
입력 2005-06-24 00:00
사망자를 낸 교통사고 차량의 운전자로 몰린 피해자의 부모가 9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국가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강신욱 대법관)는 지난 1996년 교통사고로 숨진 손모씨의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낸 4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잘못된 초동수사로 손씨 부모의 법익이 침해됐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손씨 부모는 1996년 5월28일 아들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손씨가 친구인 양모·김모씨와 술을 마시고 새벽에 운전을 하다 화물차와 충돌했고 손씨는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양씨는 손씨가 운전자라고 진술했다. 운전석 밑에서는 손씨의 운동화가 발견됐다.

현장조사를 한 경찰관도 운동화가 운전자의 것이라고 보고했다. 숨진 아들이 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로 몰리자 손씨 부모의 법정투쟁은 시작됐다. 손씨 부모는 증거가 조작됐다며 1996년 경찰관을 상대로 고소했으나 항고·재항고 모두 기각됐다.1997년 양씨를 고소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사고가 난 뒤 5년이 지난 2001년 진실이 밝혀지지 시작했다. 또 다른 동승자였던 김씨가 “뇌수술을 한 뒤 기억이 돌아왔다.”면서 “진짜 운전자는 양씨다.”라고 증언한 것이다. 운전석에서 발견된 손씨의 운동화도 경찰관이 주워다 옮겨놓은 사실이 드러났다. 양씨는 결국 법원에서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06-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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