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논의” “이산상봉 추진”
22일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는 그간 양측이 미묘하게 벌였던 ‘신경전’도 없었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김천식 회담 우리측 대표 겸 대변인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원탁 배치로 진행됐기 때문인지 협의 내용도 대단히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많았고, 우리측 수석대표와 북측 단장이 옆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기조발언도 과거와는 달리 낭독식 문어체가 아니고 구어체였으며 협의 내용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한다.
남측은 이번 회담의 목표가 남북관계의 ‘전면 복원’ 이상인 만큼, 그간 회담에서 제시했던 ‘협력 아이템’을 모두 망라했을 만큼 많은 수의 제안을 쏟아놓았다. 이산가족 상봉문제와 경의선 연결부터 적십자 회담과 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 국군포로 납북자문제까지 모두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북측이 직접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구체적이랄 게 있다면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화상상봉의 추진을 제의하면서 이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밝힌 정도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은 없었고 남측에서 제기한 사회문화협력분과회의의 조속한 개최와 경제적 항로개설을 위한 항공회담 등도 북측 기조발언문에는 빠져 있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남측의 동포애적 지원에 감사한다면서 어려운 식량사정을 얘기하며 계속적인 식량차관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정도라면 북측의 태도가 과거 회담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가능할 만하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이날 회의와 기조연설이 기본적으로 정동영·김정일 면담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뼈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공약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천식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기본 자세가 6·17 면담에서 이룬 공감대에 대해 타결 짓겠다는 마음으로 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양측의 제안이 나온 만큼 이후 양측 대표간 물밑 접촉을 통해 23일 저녁 종결회의 때까지 이견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북에 대한 남측의 제안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면서도,“회담 과정 모든 얘기를 소상히 하기는 어렵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