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대출규제로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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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6-13 00:00
입력 2005-06-13 00:00
강남·분당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값이 갈수록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이 최근 집값 버블(거품)의 극약처방으로 언급한 ‘부동산대출 제한’의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 대책마련에 나섬에 따라 시행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현재 가계대출 누적 규모는 지난 5월말 현재 285조 4936억원이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76조원에 이른다. 올 들어 가계대출은 무려 10조원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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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도 ‘부익부 빈익빈’
부동산도 ‘부익부 빈익빈’ 부동산도 ‘부익부 빈익빈’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값은 날로 치솟는 반면, 서울 강북지역은 오히려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판교주민생존권대책위원회가 아파트 건설현장에 보상을 요구하며 내건 현수막(위쪽)과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시분양 3순위까지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서울 방학동의 썰렁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내부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강제명령권’ 동원(?)

한은이 가계대출 제한에 나설 경우 은행권에 대한 직접규제의 성격인 ‘총량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부와 금융감독당국과의 공조가 전제돼야 한다. 한은은 가계대출의 한도를 은행별로 정해 대출한도 초과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경우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은법 28조 16호에는 극심한 통화팽창기 등 국민경제상 긴급하고 절실한 경우 일정한 기간내 금융기관의 대출과 투자의 최고한도 또는 분야별 최고한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은행권은 현재 중소기업 등의 설비투자 등에 연 3∼4%의 이율로 대출한 금액의 절반 이상을 한은의 총액한도대출(이율 2%)로 충당하고 있어 한은이 대출제한을 발동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대출제한과 총액한도대출을 연계할 수도 있다. 현재 시중 은행권의 총액한도대출 규모는 9조 60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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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제기되는 40∼60%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재조정하거나,LTV를 조정하지 않고 대출자의 소득이나 신용도 등에 따라 이자율을 차등화하는 방안 등은 다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자율 차등화는 이미 금리 자율화에 따라 은행별로 시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본금리 대출자의 소득이나 신용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은이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따라 정책자금 지원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부동산대출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이같은 초강수를 두려는 것은 그동안 경기가 살아나길 바라면서 금리인상을 자제해 왔으나,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쪽으로 급격하게 쏠리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부동산 투기붐이 일었던 2002∼2003년 금리를 올려야 할 시점을 놓친 데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2002년 5월 4.25%였던 콜금리는 1년간 동결했다가 2003년 5월 이후 무려 4차례나 낮춰 현재 3.25%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부동산투기가 위험수위를 넘을 때는 1차적으로 대출규제조치를 취하고,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면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로 부동산투기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억제정책, 효과 의문

건국대 손재영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계층간의 차별화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특히 특정 부자지역만을 목표로 하는 부동산대책은 정부 정책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영희 한국주택학회 회장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대책도 실수요를 외면하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으로 봐야 한다.”면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실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강남지역의 경우만 보면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의 전방위적인 억제대책이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2005-06-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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