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숨막히는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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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6-10 07:48
입력 2005-06-10 00:00
지난 20년간 서울상공 오존(O5/8) 농도가 10%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에 오존이 많아지면 피로, 두통, 기침, 숨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호흡기 질환에도 잘 걸린다. 반면 태양에서 오는 강한 자외선을 차단, 피부질환 등을 예방해 주는 지상 10㎞ 이상 높은 하늘의 오존 농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높은 오존농도가 독이 되는 지상 인접 대기권에서는 오존량이 늘어나고, 약이 되는 대기 상층부에서는 거꾸로 오존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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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은 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연세대 대기복사연구실의 ‘한반도 오존변화 경향과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김준 교수팀은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지표면에서 성층권까지 오존농도를 측정·분석했다. 연세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성층권까지의 오존량 실측장치가 있다.

“지상 오존량은 계속 증가할 것”

연구에 따르면 84년 이후 대류권(지상∼지상 10㎞)의 오존량은 10년마다 약 1.6DU(밀도단위)씩 증가해 2004년까지 총 10%가량이 늘었다. 김 교수는 “대류권과 성층권(지상 10∼50㎞)의 오존 비율이 통상 1대9 정도이기 때문에 대류권에서만 10%가 늘었다는 것은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변화”라고 말했다. 공기 중에 오존량이 많아지면 목구멍이 따끔거리거나 기침이 나며 가슴이 답답해진다. 특히 오랫동안 과도한 오존에 노출되면 폐기능이 나빠지고, 폐기종이나 만성기관지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실제로 대기 중 오존농도가 높아지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김 교수는 “85년 성층권 오존층의 구멍이 발견된 이후 국제적으로 프레온가스 사용억제 등 성층권의 오존층을 지키려는 노력은 많았지만 자동차·공장의 질소산화물 저감노력 등 지상의 오존 증가를 막는 대책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성층권 내 오존은 여전히 감소세

대기 중 오존농도는 높아졌지만 자외선 차단에서 가장 중요한 지상 20∼30㎞ 상공의 오존층 농도는 지난 20년간 구간에 따라 많게는 7.8%까지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구간은 지상 10∼50㎞의 성층권 중에서도 오존이 가장 많이 몰려 있어 자외선 차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1% 얇아질 때마다 유해 자외선 유입량은 3% 증가한다는 연구가 나와 있다.

유해 자외선 유입이 늘어나면 피부와 눈에 손상이 올 수 있다. 살갗에 붉은 점이 나타나고 피부가 두꺼워지며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백인에 비해 동양인이 피부암에 걸릴 확률은 낮지만 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도 피부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성층권 오존의 대류권 유입도 문제

연구팀은 “환경 오염으로 인한 오존물질 증가나 오존층 파괴도 심각하지만 성층권 내 오존이 대류권에 유입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층권에 머물면서 자외선을 막는 기능을 하는 오존이 대류권으로 유입되면 곧바로 ‘약’에서 ‘독’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구팀이 1993∼2003년 경북 포항 상공에 관측 기구(Sonde)를 띄워 관측한 결과, 전체 관측횟수(401회)의 약 40%에 해당하는 172회에 걸쳐 성층권 오존이 그 아래 대류권에 흘러들었다.

연세대는 “세계 유력 관측소의 분석을 종합할 때 2050년부터는 성층권 오존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만,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이 없으면 2100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6-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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