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창업지원 ‘희망가게’ 100호점 돌파
수정 2005-06-06 08:15
입력 2005-06-06 00:00
저소득층의 창업을 돕는 시민단체 사회연대은행의 실험,‘희망가게’가 100호점을 돌파하게 됐다.2003년 7월 1호점을 낸 지 2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2002년 12월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은 저소득층과 신용불량자 등 금융소외 계층에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고 창업을 지원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무담보 소액대출)’ 활동을 벌이는 단체. 기존 금융권에서 외면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은행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라는 점에서 사회연대은행의 ‘자활 실험’은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인당 1000만원씩 연이자 2%로 대출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호서대 창업벤처대학원 3층. 현장실사까지 받은 지원자 120여명에 대한 최종 면접이 이뤄졌다. 경쟁률은 3대1. 지원 대상에 뽑힌 40여명은 1인당 1000만원씩 연 이자 2%로 대출받으며 4년에 걸쳐 갚게 된다.
이날 심사를 통해 선발된 희망가게 100호점 주인공은 이명희(48·여)씨. 지난해 12월 신청한 지 반년 만에 창업의 꿈을 이루게 됐다.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아들과 사는 모자가장이다. 이씨의 지갑에는 그 흔한 신용카드가 1개도 없다. 단 한번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전형적인 금융 소외계층이다.
식당에서 하루 5시간을 일하고 받는 돈은 2만원. 밤에 노점을 하는 이씨의 한달 수입은 60만원이 되지 않는다. 의류재활용 사업을 하겠다고 신청한 이씨는 대출금 1000만원과 힘겹게 모아온 300만원을 합쳐 가게를 마련할 생각이다. 이씨는 “‘나 같은 사람에게 누가 돈을 빌려줄까, 안 될 거야.’라는 생각에 몇번이나 포기하고 절망했다.”면서 “희망을 찾았으니 성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업종·입지·판매망까지 전문가들이 토털관리
희망가게 1호는 경기 안산시의 애완견 의류업체 ‘퍼니독’.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창업한 11개 업체를 포함, 현재 92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대상인 사회연대은행의 소액 대출은 한국만의 특성이 반영됐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대출금을 떼이거나 폐업한 희망가게가 1곳도 없는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국내 빈곤 해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조흥은행이 연대은행에 50억원을 위탁,350여명의 창업 지원에 나섰다.
또 여성부 기금 24억원을 통해 올해 성매매 피해여성 80여명이 창업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700호점 창업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연대은행은 현재 18명인 상근 직원도 25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종수 운영위원장은 “빈곤층이 500만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2년 만에 100호점을 넘어선 것은 비록 더디지만 희망의 증거가 된다.”면서 “우리의 운동이 빈곤 퇴치의 새로운 모델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란
한국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은 1979년 설립된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을 모델로 했다.‘빈민의 은행’이라는 그라민 은행은 27달러로 문을 열어 30여년 만에 자본금을 41억달러로 부풀려 440만명에게 대출하고 있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 250여개의 유사단체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신나는 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이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5-06-06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