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의 플레이볼] 오심도 경기의 일부
수정 2005-05-31 06:44
입력 2005-05-31 00:00
지난달 28일 LG-삼성의 대구 경기에서 LG는 1-4로 뒤진 4회초 이병규의 몸에 맞는 공과 마테오의 안타로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다음 이종열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타구를 잡은 박한이는 1루 주자 마테오의 3루 진루를 막으려고 3루에 공을 던졌으나 더그아웃으로 공은 굴러들어갔다.‘볼데드’가 되었고 이종열은 2루에 머물렀다. 양팀 감독이나 심판 모두 아무 말없이 경기를 진행시켰지만 여기에 오심이 있었다. 송구가 더그아웃에 들어가는 경우 타자를 포함한 주자에게는 2개의 루가 주어진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2개의 루를 주느냐다. 내야수 최초의 송구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면 투구 당시의 루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악송구 당시 타자가 1루를 밟았다면 타자에게는 1루에서 2개 루, 즉 3루까지 진루토록 한다.TV중계 화면을 보면 박한이의 송구 당시 이종열은 1루를 밟았다. 중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와 주자의 위치를 모두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대부분 외야수 정면으로 떨어지는 안타는 야수가 공을 잡는 순간 타자가 1루를 밟지 못한다. 이런 고정관념이 오심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고 지나쳐 오심은 묻혀버렸다.
1루에서 두 번이나 오심을 범해 사퇴 소동까지 빚은 세이프나 아웃 판정에 대해 대부분의 팬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누가 보아도 분명하고 쉬운 판정을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종열을 3루에 보내지 못한 판정은 아주 어려우므로 이해해 주어야 하는가? 심판에게는 어려운 판정이나 쉬운 판정이나 똑같이 어렵다. 오히려 판정과 관련된 큰 사고는 쉬운 상황에서, 그리고 홈 플레이트보다는 루에서 일어난다. 아마도 주심을 볼 때보다 긴장을 덜한 탓일 게다. 오심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그리고 오심은 경기의 일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하지만 오심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2005-05-31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