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직 모독하는 촌지단속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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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16 07:17
입력 2005-05-16 00:00
스승의 날인 15일에 앞서 각 시도 교육청이 촌지 단속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한 갖가지 행태는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인천 모고교 교무실에는 지난 13일 교육청 감사실 직원들이 들이닥쳐 교사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광주시교육청은 교사들에게 촌지를 거부하겠다는 서약서를 쓰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사유서를 대신 내도록 지시했다. 심지어는 학부모를 가장한 교육청 직원이 교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함정 단속’ 시비까지 일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가 촌지를 주고받는 악습은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 그렇더라도 소지품 검사니, 서약서 요구니 하는 짓은 교사 모두를 ‘예비 범죄인’ 취급하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이다. 이러고도 교육청이 교권과 교사 인권을 지켜주는 기관이라 하겠는가. 우리는 이같은 일들이 교직을 천직으로 아는, 그래서 촌지를 외면하고 제 일에만 충실한 많은 교사들의 자긍심을 짓밟고 그들에게 좌절을 안겨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촌지수수를 근절하려는 수단이 교사 일반에게 상처를 준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아울러 교사들에게도 쓴소리를 하고자 한다. 교단 일각에 존재하는 촌지수수와 부적격 교사 문제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 교사들도 충분히 알게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제는 교육계 내부에서 자정의 기치를 높이 들어 촌지 거부, 부적격 교사 퇴출 등의 구체적인 행동에 직접 나서야 한다. 다행히 교원단체들도 현실을 인정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머잖아 나오기를 기대한다.
2005-05-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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