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무덤 찾아 ‘사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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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5-11 07:49
입력 2005-05-11 00:00
“할아버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오는 10월8일은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게 무참하게 시해된 지 110년째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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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만의 사죄
110년만의 사죄 110년만의 사죄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가담했던 일본 낭인들의 후손 가와노 다쓰미(앞줄 오른쪽)와 이에이리 게이코(왼쪽) 등이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홍릉(고종·명성황후 합장묘)을 찾아 무릎꿇어 사죄하고 있다.
남양주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그날의 참극을 일으켰던 시해범 48명 가운데 한 명인 구니토모 시케아키(國友重章)의 외손자 가와노 다쓰미(河野龍巳ㆍ84)와 이에이리 가가치(家入嘉吉)의 손자며느리 이에이리 게이코(家入惠子·77), 그리고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회원 10명 등 12명이 10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에 위치한 홍릉을 찾아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홍릉은 명성황후가 고종황제와 함께 묻혀 있는 곳이다.

가와노씨 등은 이날 묘소 앞에 국화꽃 한다발과 일본 전통차를 올린 뒤 10여분 동안 무릎을 꿇은 채로 조상을 대신해 속죄했다. 가와노는 “명성황후의 무덤을 대하는 순간 ‘용서해달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면서 “시해에 가담했던 다른 분들의 후손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와노 일행은 고종황제의 둘째 왕자였던 의친왕의 기일을 맞아 이날 홍릉을 찾은 의친왕의 9번째 아들 이충길(67)씨 등 황실 후손들에게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또 시해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구마모토에서 400개의 연을 날리는 등 일본 역사교과서들이 역사를 사실대로 기록하도록 시민 운동을 펼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들은 11일 명성황후 시해 장소인 경복궁 건청궁 등을 둘러본 뒤 12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다큐멘터리 감독 정수웅씨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05-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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