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1 교실에서 시작된 내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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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19 07:28
입력 2005-04-19 00:00
2008학년도 대입제도개선안의 첫 적용대상이 되는 고교 1학년 학생들이 극심한 불안을 겪고 있다. 제도가 바뀔 때 어느 정도의 혼란은 불가피하다. 대입경쟁과 학벌문화가 완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입시제도 개혁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라는 정책목표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리도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내신 때문에 전쟁을 치르고, 유리한 조건을 찾아 학교를 연쇄이동하는 현상이 빚어진다면 이의 부작용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내신제의 혼란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된다. 대학들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게 그 첫째다. 지금까지 교육부의 대입시 정책방향은 다양한 적성과 능력을 평가하자는 것이었다. 한 가지 특기만 있어도 대학 간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요즘 고1들은 예체능 과목까지도 과외를 해야 할 실정이라고 한다. 내신제가 전과목 만능선수를 요구하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는 고교 3년동안 12차례의 중간고사와 학기말고사를 모두 신경써야 하는 데서 오는 부담의 과중함이다. 단 한 차례 수능시험만으로 인생이 좌우되는 현행 제도도 문제지만 고교3년을 학교성적의 노예상태로 살라는 요구도 지나치다. 수능시험 때 겪는 긴장을 이제 12번 겪는다고 생각해 보라.



이에 비하면 전학사태 걱정은 문제가 덜 될 수 있다. 대입 개선안 발표 이후인 올 초에도 고교신입생의 서울강남 전학현상이 전년도보다 높았다는 사실에 비추어 일부 전언은 과장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 또한 사실이라고 해도 특정지역 집중현상이 완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시급한 일은 대학들의 전형계획 공개와 학교성적 부담의 완화라고 본다.

교육부는 대학들에 전형계획 조기확정을 지시했지만 대학들에만 책임을 미룰 수는 없다. 학년별 내신 반영비율 조정, 성적 외 평가요소 확대 등 학생부담 경감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
2005-04-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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