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펀드 ‘난립’ 부실화 우려
수정 2005-04-18 07:51
입력 2005-04-18 00:00
●과거 정책펀드 적자 수두룩
벤처투자 모태펀드는 유망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2008년까지 매년 2000억원씩 1조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다음달에 전담기관을 만들어 오는 6월부터는 펀드에 투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화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문화산업기본법을 개정해 문화산업진흥기금, 영화진흥금고 등을 통·폐합하고 5년 안에 1조원의 목돈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전개발펀드는 위험성과 수익성이 모두 높은 펀드로, 내년 출시를 목표로 2010년까지 10조원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중·일 과학기술협력을 위한 펀드, 여성기업인 전용펀드, 일자리 창출 펀드도 있다. 심지어 환치기범 수사비 마련을 위한 펀드도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해 신행정수도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이 막대한 재원 마련 논란을 빚자 민자 유치를 통한 정책펀드 조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중의 400조원대 부동자금을 끌어들여 경기부양 및 고용효과도 기대했다. 해양수산부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선박펀드와 적립식펀드 등 민간펀드의 고수익 열풍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거 일부에서 운영된 정책펀드의 수익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문화부가 지난 2000년 결성한 150억원대의 ‘게임산업펀드’는 2003년 수익률 중간평가에서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 105억원을 투자자에게 중간배당했다. 반면 정통부가 1999년 설립한 8개의 벤처펀드(총 1400억원)는 ‘코스닥 버블’이 꺼지면서 5년만기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모금·운영 모두 문제
금융전문가들은 정책펀드가 민간 펀드처럼 ‘수익률이 높은 대신 투자위험과 원금손실의 부담은 투자자의 책임’이라는 원칙에 충실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더라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정책펀드가 쏟아져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끌어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대덕연구개발(R&D)특구 벤처펀드’는 2000억원의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아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모태펀드에서 자금을 대기로 했다.‘신기술사업화펀드’도 5000억원의 재원을 모태펀드에 의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기업 인수·합병(M&A)펀드’는 공급과 수요는 충족되었지만 입맛에 맞는 투자처를 찾지 못해 뭉칫돈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민자유치를 통한 정책사업이 고수익을 내며 성공한 사례가 드믈다.”면서 “기업이 호응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하지만 금리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믿기 어려운 말”이라면서 “정부가 운영하는 펀드인 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도 배당금을 지급하려면 재정압박과 세금인상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5-04-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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