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원배분 잘못해 443조원 묶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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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09 10:40
입력 2005-04-09 00:00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묶인 돈이 397조원이고, 재정운용의 실책이나 기업의 과소·과잉투자로 낭비되는 돈도 4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원배분 왜곡으로 금융·기업·서비스업·정부·사회 등 5대 부문에서 443조원이 부동자금화하거나 낭비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루어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부동자금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만기 6개월 이하 단기자금인데, 한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돈이다. 이렇게 큰 돈이 신사업이나 설비투자, 소비 등 실물활동에 쓰이지 못하고 대기 중이라는 것은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하거나 투기자본화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또 기업들은 벌어들인 현금을 재투자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경영권 방어에 연간 16조원이나 쏟아붓는 실정이라고 한다. 정치논리에 따른 국책사업과 부처간 중복투자로 인한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묶여 있거나 낭비되는 자금을 경제에 유용하게 쓰이도록 유도하려면 국가자원의 효율적 재배분 체계의 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재계의 지적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정부와 기업은 사업의 타당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을 우선 갖춰야 할 것이다. 계획을 잘못 세워 세금이나 투자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어 나간다면 국가적·경제적으로 엄청난 낭비이다. 필요하다면 민·관 공동연구단이라도 만들어 이번에 지적된 5대 부문 전반에 걸쳐 세밀히 검증해 볼 것을 권유한다. 국민총생산(GDP)의 57%에 이르는 부동·낭비 자금이 제역할을 하도록 돌려놓으면 국민소득 2만달러와 성장률 5% 달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05-04-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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