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금 46조원 쌓아만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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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4-07 06:32
입력 2005-04-07 00:00
기업에 돈은 넘쳐나는데 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460여개 상장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현금·예금과 만기 1년 미만 금융상품)은 지난해 말 현재 46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전년보다 7조원 가까이 더 불어난 것으로, 해가 갈수록 돈이 쌓이기만 하는 것이다. 몇몇 대기업은 무려 5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의 현금보유 확대는 은행의 대출잔액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기업의 은행대출은 2월보다 9000억원 남짓 더 줄었는데, 이는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회복은 더디고 여기저기서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가 터져나오는 판국에 한해 국가예산(일반회계 기준)의 3분의1이 넘는 돈이 금고에서 낮잠을 자는 셈이니 답답한 노릇이다. 신사업과 시설·연구개발(R&D)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야 잠재성장률을 올리고 일자리를 만들 게 아닌가. 기업의 투자부진은 ‘수출호조→투자·고용확대→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화됐고, 고임금과 높은 공단분양가에 따른 경쟁력 상실, 신성장동력의 부재, 모험을 기피하는 기업가 정신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진단은 국책연구기관과 재계의 전문연구소 등에서 누차 지적해 온 것들이다.

문제는 진단과 처방은 다 나왔는데 실행을 안 하는 데 있다. 정부는 우선 기업의 심리안정과 규제완화에 얼마나 신경을 써 왔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유도하는 정책에 인색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정부는 연초에 기업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1000여건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 경기회복과 고용창출 등에 전력을 쏟기로 약속했다. 경제를 살리겠다면 방치된 기업 잉여이익을 투자로 연결시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2005-04-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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