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11년만에 무혐의로
수정 2005-03-29 07:26
입력 2005-03-29 00:00
태백산맥의 저자인 조정래씨와 출판사 대표 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구본민)는 지난해 국보법 개폐 논의가 본격화된 뒤 대검 공안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남북관계의 변화 등을 감안한 결과 무혐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광수 검찰총장이 퇴임하는 4월 2일 전에 공식 발표키로 했다.
이 사건 수사는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모씨 등이 “태백산맥이 이승만 정권을 친미 괴뢰정부로 묘사하고 빨치산의 활동을 미화했다.”며 조씨와 출판사 대표를 국보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국보법 개폐 논의가 가속화하자 처리를 미루는 것이 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해지면서 불기소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마찬가지 맥락에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방을 야기했던 국가정보원 휴대폰 도청 의혹을 둘러싼 6건의 고소·고발사건도 다음달 초 일괄 불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정래씨는 ‘태백산맥’에 대한 국가보안법 고발사건이 무혐의 처리된 것에 대해 “대단히 기쁘며, 분단의 비극이 다시는 창작의 올가미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 10년을 짊어져온 짐을 벗은 심정을 “날개를 단 것같다.”고 표현한 조씨는 “3인칭 기법으로 분단과 좌우 이념대립의 현실을 진솔하게 표현했을 뿐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과 행위를 놓고 이적성을 논한 것 자체가 넌센스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지난 일들을 모두 과거의 사실로 수용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전남 보성 벌교읍에 세워지는 ‘태백산맥 문학관’에 이 사건과 관련된 10여년의 기록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박경호 황수정기자 kh4right@seoul.co.kr
2005-03-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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