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설에 오른 국회의장의 외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03-09 06:41
입력 2005-03-09 00:00
멕시코에 이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원기 국회의장과 여야의원들의 외교활동 과정에서 미심쩍은 얘기들이 들려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김 의장 일행은 한인들의 멕시코 이민 100주년 행사에 참가한 뒤 공식일정 없이 휴양지인 칸쿤에서 사흘간 관광을 하고, 미국에서도 만찬과 연설 등 행사경비를 대기업과 한인회 등에 부담시켰다는 구설에 올랐다. 국회의장실측은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구설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의장 외교의 품위를 떨어뜨린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선다.

김 의장 일행은 멕시코 공식일정이 끝났으면 미국 방문 때까지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다음 일정을 준비했으면 됐을 것이다. 굳이 휴양지를 찾아 현지인이나 교포들의 이목을 끌 필요는 없었다. 아무리 일정이 힘들고 바빴다고 해도 국회의장의 외국방문은 국민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외유와는 달라야 할 것이 아닌가.

김 의장의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연설의 오찬비용을 국회의장실에서 냈고, 미 상공회의소 주최 ‘한국인의 밤’ 만찬비용도 한 대기업이 내기로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장측은 CSIS 연설비용은 한국측의 필요에 의해 지불한 것이고, 만찬비용도 초청자측인 미상공회의소와 기업이 관례에 따라 부담했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장을 초청한 측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로 인한 오해는 없었어야 했다. 실세로 불리는 국회의장의 행차를 외교관들이나 대기업들이 무심히 지켜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공이 빚어질 수도 있고, 오히려 비용을 못대 안달할 수도 있다. 국회의장의 이번 외교에서 과거행태가 되풀이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런 오해로 인해 외교활동의 본질이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과거에는 그랬다는 식은 통하지 않는다.
2005-03-09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