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정규직은 이념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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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2-28 07:46
입력 2005-02-28 00:00
비정규직 문제가 이념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 등 진보성향의 일부 교수들은 최근 “민주노총이 사회적 합의체제 구축에 매달리는 것은 민주노조운동의 깃발을 내리는 것과 같다.”며 사회적 협약 구축을 공약으로 선출된 현 민주노총 집행부를 공격했다. 이에 민주노총 집행부가 관념적 운동의 시각에서 실천가들을 어용으로 매도하는 행태를 강력 비판하면서 이념, 선명성 논쟁으로 내달을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논란의 배경에는 사회적 대화 참여를 비정규직 보호 법제화 찬성으로 인식하는 민주노총 내 강경파들의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민주노총 강경파들은 폭력사태까지 유발하며 3차례나 사회적 협약 안건의 상정을 저지한 바 있다. 지난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임시 대의원대회도 3월 중순으로 다시 연기됐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학자들이 대화 거부와 총파업투쟁을 부추기는 듯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우리 사회를 극한 대결구도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들은 기아차노조의 채용비리나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지 않았던가. 민주노총 집행부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이들의 시각은 균형감각을 상실했다고 본다.

비정규직 문제에 이념적인 덧칠이 가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사용자와 정규직의 양보를 통해 비정규직의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는 게 국민 다수의 견해다. 그렇다면 투쟁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계와 야권의 반발로 비정규직 법안 처리가 4월 임시국회로 넘겨졌지만 민주노총은 3월 대의원대회에서 대화 복귀의 단안을 내려야 한다. 학계도 이념논쟁에서 한발 비켜서길 바란다.
2005-0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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