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존 M. 홉슨 지음
수정 2005-02-12 10:52
입력 2005-02-12 00:00
‘서구 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존 M 홉슨 지음, 정경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는 바로 이런 서양중심적 사고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영국 셰필드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500∼1800년 사이 세계를 발견하고 주도한 것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라며 ‘선구적인’ 개발자로서의 동양에 초점을 맞춘다.
서양의 경제사가들은 흔히 산업화의 기원을 18세기 영국에서 찾는다. 하지만 저자는 최초의 산업적 기적을 11세기 중국 송나라의 철과 강철 혁명에서 발견한다.1788년 영국의 철 생산 수준은 1078년의 중국보다 훨씬 낮았다는 것. 또 영국이 18∼19세기에 이룩한 농업혁명을 중국은 이미 12세기에 이룩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동양이 5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전세계에 전파한 사상과 제도, 기술을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서양이 19세 이후 발전할 수 있었다고 결론 짓는다. 이 책의 논의구조는 ‘유럽중심주의 대 반유럽중심주의’로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다. 그런 만큼 그 자체가 ‘비(非)논쟁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저자의 지적대로 “유럽중심주의가 서양의 발흥에 대한 거의 모든 주류 서술을 발생시키는” 왜곡된 신화가 엄존하는 한 이 책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5-02-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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