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절도범 검거 급급…뺏긴 물품 회수 소홀
수정 2005-02-12 10:44
입력 2005-02-12 00:00
그러던 것이 2004년 10%정도로 쑥 올라갔다. 그래봤자 200만원어치를 털렸다면 20만원 밖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나마 서울에서의 통계로 경찰수뇌부가 지난 한해 일선 경찰관을 바싹 독려해 얻은 결과다.
경찰이 설 연휴를 앞두고 특별방범기간으로 잡은 지난달 27일부터 10일까지 강·절도는 지난해보다 9.6% 포인트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중 강·절도는 4845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9일 오전 1시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모 아파트 3층 김모(41)씨 집에 도둑이 들어 300여만원 어치를 훔쳐 달아나는 등 올 설에도 여전히 빈집털이, 강도가 기승을 부렸다. 당한 시민들로서는 피해품을 제대로 돌려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한 마음이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강·절도 피해품 회수 10%에 불과
경찰 잠정집계를 보면 강·절도 피해품 회수율은 10%를 밑돈다. 지난해 3월 서울경찰청이 관내 31개 경찰서에 강·절도 피해품 회수 강화를 지시한 이후 서울에서는 38억 9548만원 어치가 회수됐다. 전년의 12억 7438만원 어치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상부의 한마디 지시에 회수율이 올라갈 정도라면, 역설적으로 그 동안 얼마나 경찰이 피해품 회수에 무신경했는지 알 수 있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경찰은 피해품 회수율이 낮은 것은 용의자를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검거한 용의자를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은 10여일 정도로, 여죄 수사와 장물 사범 검거에 힘을 쏟다 보면, 피해품 회수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선 경찰관들은 “강력·형사 요원들은 한 사람이 3∼4건의 사건을 맡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은 다르다. 경찰이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신경 쓸게 아니라 피해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후처리’에도 성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직장에 나가느라 집을 비운 사이 결혼예물과 혼수 500만원 어치를 털린 김모(28·여·광진구 중곡동)씨는 용의자가 잡힌 뒤에도 피해품을 돌려받지 못했다. 김씨는 “여러차례 경찰서를 들락날락 거렸지만, 끝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피해품 돌려주면 감량”대안도
경찰 일각에서는 훔친 물건을 돌려주는 고소사건처럼 피의자의 형량을 줄여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계 정은주 경사는 “일반 고소사건에서는 합의나 피해 회복이 이뤄지면 실제 형량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강·절도 사범은 용의자가 피해품을 돌려준다고 해도 형량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훔치거나 빼앗은 물건을 자진해서 돌려주는 용의자에게는 형량을 다소 낮춰주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회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5-02-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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