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은 ‘악재’-한나라는 쇄신착수
수정 2005-02-07 09:42
입력 2005-02-07 00:00
열린우리당이 새해 들어 대형국책사업에 잇단 제동이 걸리고 사법부와 냉기류가 형성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실용노선을 천명한 뒤 민생정치에 주력할 뜻을 밝혔던 열린우리당은 악재의 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만금 사업변경 결정에 이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재실시가 결정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물론 지율 스님의 단식해제엔 ‘인본주의’적 차원에서 환영했지만, 향후 국책사업 시행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대부분은 국책사업의 신중한 결정과 충분한 국민적 합의절차를 강조했다.
국회 건교위 소속 박상돈 의원은 “민주주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천성산 터널 문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은 “사회 변화의 과정이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제도와 국민의식 사이의 괴리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봉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갈등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부의장은 “갈등관리시스템의 후진성으로 국책사업이 좌초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치밀한 사전환경영향 평가는 물론 선진국형 갈등관리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부와 갈등조짐도 열린우리당엔 부담이다. 각급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여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 4일 새만금사업 관련 행정소송 판결과 관련, 일각에서 ‘월권’ 시비까지 제기됐다. 임종석 대변인은 “15년전 행정처분의 유효성을 따지는 재판에서 판사가 시대환경과 개인가치를 잣대로 판결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여권과 사법부 사이에 흐르는 냉기류는 올해 사법부의 수장인 최종영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6명이 바뀌는 일대 교체기를 맞아 본격화 될 듯하다. 일각에서 인적 물갈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2일 예정된 양승태 대법관 인사청문회는 여당 의원들의 사법부 비판장이 될 공산이 크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한나라 ‘개혁적 보수’ 드라이브
‘이제 연찬회에서 쏟아져 나온 서말의 구슬을 꿰자.’ 한나라당은 지난 3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쏟아져 나온 다양한 주문들을 수렴, 당 쇄신을 위한 구체적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는 박근혜 대표의 ‘당명 개정 표결’ 제시마저 다수 의원들의 ‘혁신 선행’ 논리에 밀려 좌초되는 등 파문이 일었고, 이날 전여옥 대변인이 박 대표를 공격한 의원들을 비판하고 나서는 등 ‘연찬회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쇄신 작업의 중심은 박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을 혁신추진위원회다. 실무를 지휘할 김무성 사무총장은 6일 “연찬회에서 채택한 ‘개혁적 보수’라는 노선과 ‘공동체 자유주의’라는 이념을 구현할 실행 프로그램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면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내놓은 ‘2007년 승리를 위한 당혁신방안’을 바탕으로 대폭의 쇄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4·30 재보선’을 당의 변화를 보여줄 최적기라 보고 외부인사영입위원회를 구성해 참신한 인사들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이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주호영·최구식 의원을 임명하는 등 연구소 보강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민생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민생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원들의 월 1회 민생현장 방문을 비롯, 여름 농촌지원활동과 겨울 공장지원활동 등 민생현장체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인터넷 상에서 당원을 교육하고 정책을 홍보하는 ‘디지털 연수원’ 구축도 추진한다. 이는 갈수록 치열해질 ‘사이버 정치’에 대비한다는 포석에 따른 것이다.
한편 전여옥 대변인은 홈페이지(www.oktalkkalk.com)에서 당직자로서 발언을 자제했던 심정을 피력한 뒤 “탄핵의 폐허에서 박 대표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살려달라.’ 애걸해 121석을 얻어놓고 이제 여권의 집요한 ‘과거사 들추기’가 시작되자 한나라당호가 침몰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박 대표에게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강요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려 연찬회에서 박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을 향해 매섭게 비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2005-02-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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