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년 만에 아기울음 듣는 마을
수정 2005-02-02 07:36
입력 2005-02-02 00:00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한햇동안 출생신고가 ‘0건’인 전국의 읍·면·동은 2002년 경기 파주시 진동면 등 5곳,2003년엔 부산 해운대구 좌제3동 등 8곳이나 된다. 마을단위로 따지면 아기 구경을 못하는 곳이 얼마일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주민의 평균연령(2002년 기준)이 44.8세로 전국 최고령 지방자치단체인 경북 의성군의 구천면 청산2리에서는 27년 동안 아기울음이 들리지 않아 이태전 서울신문에 특집으로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농촌마을에서 아기의 탄생이 국가적인 화제가 되는 게 하등 이상할 게 없는 세상이다.
우리의 농촌이 “왜 이렇게 됐을까.”라고 묻는 것은 이미 오래된 우문(愚問)일 뿐이다. 소득이 변변찮은 농사일 말고는 마땅하게 먹고 살 게 없는 농촌에 누가 정착할 것인가. 나라의 정책을 좌우하는 위정자들이나 도시의 중산층 상당수가 농촌 출신이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부족했던 탓이다. 결국은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아들·딸 낳고 잘 살게 하는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에서는 급속한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일부 지자체는 존립마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행정기관을 유지하기 위한 법정 인구가 모자라 도시에서 사람을 빌려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국가적인 저출산 현상과 농촌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대책을 복합적으로, 내실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05-02-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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