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원자재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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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2-02 00:00
입력 2005-02-02 00:00
연초부터 국제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까지 들썩이면서 수출경쟁력 약화와 물가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광석의 경우, 국제 광산업체들이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을 요구하고 있으며 구리·아연 등 비철금속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제원자재가 또다시 올라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철광 가공용 유연탄 119%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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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국제 광산업체들과 철광석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간 가격차이가 너무 커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매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1년 단위 고정계약을 하는 철광석 가격은 원자재난이 심각했던 지난해에도 t당 19% 상승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브라질 CVRD의 경우,9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호주 BHP빌리톤도 50% 인상안을 내놓았다. 업계는 앞으로 가격절충을 하더라도 30∼50%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점결탄(철광석을 녹이는 데 쓰이는 유연탄)은 두배 이상 올랐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전년(t당 57달러)대비 119% 상승한 125달러에 계약을 끝냈다.

비철금속 가격도 불안하다. 지난달 19일(영국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선물가격은 장중 2.8% 급등한 t당 1288달러로 199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 스미토모금속광산은 최근 LME 구리선물가격이 2분기에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최근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포스코의 원료구매 비용이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철강제품의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철강재 등 중간재 가격도 상승

원자재가격 급등이 예상되면서 철강재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올 2분기 한국 조선업체들에 대한 후판(선박·교량 등에 쓰이는 두꺼운 철강재) 수출가격을 t당 600달러에서 700달러로 100달러(16.7%) 올리기로 했다. 철강제품이 원가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후판가격이 10% 오르면 영업이익률이 2% 가까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냉연업체들이 수입하는 일본산 열연강판 가격도 지난해 3분기 t당 510달러에서 4분기 550달러까지 오른 데 이어 또다시 대폭적인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 등에 비상이 걸렸다. 철강제품이 제조원가의 9∼10%를 차지하는 자동차의 경우, 원가부담이 커지지만 내수침체를 감안할 때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한 중국의 싹쓸이 위력

원자재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은 중국의 수요확대가 가장 큰 이유다. 중국이 성장속도를 조절하고는 있지만 경제규모가 워낙 커 여전히 전세계 공급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중국은 경기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23% 늘어난 2억 4500만t의 철광석을 수입, 세계 1위의 철광석 수입국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철광석 가격은 올 상반기까지 높은 가격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적인 ‘약(弱)달러’도 한몫하고 있다. 달러로 대금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철광석 원자재 공급업체들이 달러 하락에 따른 환차손을 메우기 위해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물류비용이 뛴 것도 이유로 꼽힌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당분간 원자재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반기부터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수요·공급 외에 워낙 다양한 변수들이 많아 자신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5-02-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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