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1주도 없이 계열사라니
수정 2004-12-28 00:00
입력 2004-12-28 00:00
물론 총수 및 그 일가의 지분이 없는 계열사들이 독자적인 경영권과 인사권 등을 확보하고 있다면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 순환출자로 대기업 계열사에 편입되는 경우, 모기업의 이미지만으로도 그 우산 아래 있는 것이 경영·영업상 더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이 어디 그런가. 아무리 법을 잘 지키고 도덕적인 총수라 해도 순환출자 계열사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어 독자경영을 보장해주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일단 계열사에 편입되면 총수 일가의 지분과는 별개로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이 사실 아닌가.
시장경제에서 소유지분만큼만 지배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점은 불문가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것도 시장경제의 특수성이다. 그런 점에서 공정위가 소유지배구조의 왜곡현상을 들추어내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유지 필요성을 강변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다. 총수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거느리는 사실을 그동안 모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친인척 등의 지분공개로 쓸데없이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일 게 아니라, 순환출자 계열사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등 다른 방법으로 왜곡을 바로잡을 수도 있지 않은가.
2004-12-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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