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숲] 솔잎혹파리는 ‘폭탄’ 재선충은 ‘핵폭탄급’
수정 2004-11-30 08:48
입력 2004-11-30 00:00
왜 그럴까. 우선은 치료약이 없다. 산림면적의 8%에 이르는 소나무를 잃은 일본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약도, 최근 산림당국이 개발에 성공한 것도 모두 예방약일 뿐, 치료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한다. 소나무재선충병에 ‘소나무 에이즈’란 별칭이 붙은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게다가 재선충의 공격은 무자비하며 잔혹하다. 한번 걸리면 무조건 ‘끝장’을 본다. 감염된 소나무는 그해에 80%가 죽고 무슨 일이 있어도 1년 안에는 100% 숨통이 끊어진다.6∼7년 전 솔잎혹파리의 극심한 피해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재선충에 비하면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솔잎혹파리는 그나마 고사율이 30% 정도여서 소나무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복원될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것이다.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은 현재로선 솔수염하늘소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솔수염하늘소를 집중 공략하는 것도 소나무의 시련을 끝낼 수 있는 주요 방편이다.
항공방제로 매개충을 죽여 서식밀도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나 수질오염 우려와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2004-11-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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