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교사의 고백
수정 2004-11-24 07:24
입력 2004-11-24 00:00
광주 모 고교 A교사는 23일 “감독소홀을 비판하더라도 수험생의 인생을 좌우할 시험에서 자신의 적발로 인해 당할 수험생의 고통을 생각하면 감독교사들에게 모든 비난을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항변했다.
시험 감독은 어떻게 하나.
수능감독관 회의 등을 통해 교육을 받지만 실제로는 적발보다는 수험장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감독을 하고 있다. 감독부실에 대한 비판이 높지만 현재 제도하에서 감독관에게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부정을 적발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심증만 가지고 적발해 시험을 망쳤다는 원망을 들을 경우 뒷감당이 어렵다. 따라서 노골적인 경우가 아니면 눈감아 주는 경우가 많다.
실례를 든다면.
실제로 나의 경우에도 시험전에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수험생이 쉬는 시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고 못본 척했다. 수험생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하는 것은 대부분의 감독관들이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직무유기 아닌가.
감독관의 입장에서는 수험생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발소리를 내거나 시험지를 스치기만 해도 항의가 나온다. 그런 상태에서 심증만 가지고 학생을 적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또 어떤 어려움이 있나.
적발시 확인한 뒤 조서를 작성해 보고하는 등 절차가 복잡한 것도 적발을 꺼리는 요인이다. 또 일부 수험생의 경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도 있어 감독관들이 학생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이번 시험의 경우는 아니지만 감독을 철저히 하자 한 재수생 수험생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너무 심하잖아요.”라고 나서는 바람에 위축된 경험이 있다.
광주 연합
2004-11-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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