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가 中·日관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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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23 07:09
입력 2004-11-23 00:00
|도쿄 이춘규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일본 지도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중ㆍ일간 정치적 장애”라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직접적인 표현으로 비판했다.

후 주석은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고이즈미 총리와의 중·일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국의 원자력잠수함 영해침범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후 주석은 언급을 회피했다.

후 주석은 그동안 “역사는 피해갈 수 없다. 적절히 대처해달라.”며 우회적 표현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중지를 요청했으나 야스쿠니 참배를 직접 비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같은 참배중지 요구에 “본의 아니게 전쟁에 나갔던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기 위해 참배하고 있다.”고 참배 의지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밤(현지시간 아침) 내년 참배 여부를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어떤 질문에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회담은 예정시간(30분)을 훨씬 넘긴 1시간10분 정도 계속됐으나 후 주석이 일본측의 예상과 다르게 강경자세를 보여 “허를 찔렸다.”는 게 일본 언론의 해석이다. 따라서 일본측 기대와 달리 3년 이상 단절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은 의제에도 오르지 못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조야에서는 역사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물러나고 후 주석이 취임하자,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개선에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일본 언론들은 후 주석의 이날 발언을 중국이 앞으로도 야스쿠니 문제에는 조금도 양보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대중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언론들의 분석이다. 특히 내년에는 역사교과서 문제가 다시 불거질 소지가 적지 않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초조한 상태다. 정부측에 조속한 중·일관계 정상화를 촉구해온 만큼 이날 회담결과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재계 인사들은 경제는 뜨겁고 정치관계는 냉랭한 중·일간의 ‘정냉경열(政冷經熱)’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에도 필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핵 6자회담의 조속 재개를 위해 공동 노력하고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문제도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taein@seoul.co.kr
2004-11-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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