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충원 주변 18만평 근린공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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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05 00:00
입력 2004-11-05 00:00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 담장 둘레에 근린공원을 만드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그러나 토지매입에만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등 비용문제가 또 다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용도변경 승인조건 까다로워

동작구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로부터 현재 묘지공원으로 된 묘역 둘레 18만여평에 대해 조건부로 용도변경을 승인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구체적인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토지사용 현황과 공원시설 설계에 대한 외부용역을 발주하기로 하고 예산 7000여만원을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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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쪽에서 내려다본 국립현충원. 국방부가…
한강 쪽에서 내려다본 국립현충원. 국방부가… 한강 쪽에서 내려다본 국립현충원. 국방부가 전향적으로 담장 외곽에 대해 용도변경안을 내놓아 근린공원 조성에 물꼬를 텄지만 만만찮은 비용문제로 또 다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국방부는 근린공원 조성 승인의 조건으로 묘지 내부가 관찰될 수 있는 건물 등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 협의해야 하며, 부지 매입 등 공원 조성에 드는 비용 일체를 서울시에서 부담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8만여평 가운데 사유지가 70%나 되는 등 수백억원에 이르는 토지가격을 포함한 공원 조성비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토지매입비 수백억원등 큰 부담

또 근린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입안권을 쥔 자치구 도시계획위원회 자문과 구의회 의견청취, 승인권을 가진 시 도시계획위의 변경 승인,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현충원 외곽 근린공원 조성에 가장 큰 관건이었던 국방부의 승인이 났더라도 착공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묘지를 투시할 수 있는 시설도 만만찮은 협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묘역에는 지금도 담장 위로 철책까지 둘러처져 도심에서 보기 드물게 우거진 녹지를 해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현충원은 담장 안 143만 3042㎡(43만 4255평)와 담장외곽 61만 4782㎡(18만 7000여평) 등 모두 204만 7824㎡(62만 553평)가 묘지공원으로 지정돼 바깥에 있는 사유지에 어떤 시설도 들어서지 못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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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는 1994년부터 현충원 담 바깥 지역을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해 왔으나, 국방부는 경호와 경비작전 등을 이유로 수용불가 입장만 되풀이해 왔다. 서울시도 연간 몇 차례 안 되는 요인 방문에 대비해 외곽까지 묶어두는 것은 시대변화에 맞지않다고 주장해 왔다. 공원화가 어려우면 사유지에 대한 토지보상계획을 세워 민원을 해소할 것을 요구했으나 국방부는 이마저 거부해 단골 집단민원 대상이 됐다. 주민과 자치구, 지역구 의원 등의 요청에 따라 국방부측은 지난 9월 중순 현장답사와 내부회의를 거쳐 용도변경안을 승인하게 됐다.

현충원 인근인 상도동 주민 송모(65)씨는 “현충원은 국가적으로 상징성이 큰 데다 전국에서 인파가 몰리는 곳인데, 외곽 개방비용을 자치단체가 부담하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면서 “그동안 ‘족쇄’를 채워놓은 데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정부가 나서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여론에 밀려 ‘억지춘향격’ 제안”

흑석동 김모(39)씨도 “이전할 용산 미군부대 터에 공원을 만든다는 서울시 입장에 대해 국방부가 천문학적 예산을 서울시에서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앞뒤 재지 않고 ‘돈’만 생각하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면서 “보안문제를 계속 들고나오다 시대변화에 맞지 않다는 여론에 떠밀려 억지춘향격으로 제안해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공원 조성으로 담장 둘레가 개방될 경우 현충원을 관리하는 조직이 축소돼 군 출신 인사의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방부가 꺼리는 게 아니냐.”며 삐딱한 시선도 보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4-11-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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