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비씨카드 결제중단…소비자 ‘골탕’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4-09-01 07:46
입력 2004-09-01 00:00
“9월1일부터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신세계 이마트 창동점.계산대마다 큰 글씨의 ‘비씨카드 사용불가 안내문’이 나붙었다.그동안 이곳에서 비씨카드로만 결제해 왔다는 주부 강성희(52)씨는 “왜 사업자들 다툼 때문에 고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이미지 확대
비씨카드와 이마트간의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신경전이 ‘실제상황’으로 비화되고 있다.비씨카드는 1일부터 카드 수수료 인상을,이마트는 비씨카드에 대한 결제거부를 각각 강행키로 했다.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KB카드도 오는 6일부터 이마트에 대해 수수료를 올릴 계획이다.특히 이마트가 31일 비씨카드,KB카드,LG카드 등 3사를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카드업계와 가맹점간 감정대립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서로 지는 게임”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가 비씨카드와 KB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추석대목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불편과 혼란은 불가피하다.이마트 김대식 과장은 “고객들이 대개 서너개의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나 KB카드 고객들에게 다른 카드 이용을 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개인들보다 더 피곤해지는 쪽은 기업체 등 법인고객들이다.대개 주거래 은행의 카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들처럼 결제가 안 된다고 다른 카드로 쉽게 바꾸기도 힘들다.경기 수원에서 휴대전화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황선욱(43) 사장은 “주거래 은행 비씨카드를 법인카드로 쓰고 있다.”면서 “직원이나 거래업체에 줄 추석 선물을 그동안 이마트에서 구입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추석이 있는 달의 할인점 매출이 보통 때보다 20% 정도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양측의 수수료 전쟁은 제살 깎아먹기나 다름 없는 셈이다.

당국 “당장은 개입 안 한다”

서울 YMCA 서영경 팀장은 “카드사와 가맹점간 의견 차이가 워낙 커서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부당국이 담합여부 조사 등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금융감독원 정용화 부원장보는 “가격과 수수료 문제에 대해 감독당국이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면서 “카드사와 가맹점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했다.다만 “이번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되면 사정이 달라지게 된다.”고 언급,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일각에서는 사업자간 이해관계 대립인만큼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객들의 판단에 맡기는 게 시장의 논리가 아니냐는 얘기다.

이번 갈등의 해결은 소비자들의 불편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2004-09-01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