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日 뮤지컬극장 파문/신연숙 논설위원
수정 2004-08-31 07:18
입력 2004-08-31 00:00
의문점은 크게 두 가지다.낮에는 수익금을 한국 배우 양성 등에 재투자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사업을 밝혀놓고 저녁에는 한국 진출을 않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꾼 것과,하필이면 사업포기 이유로 반일감정 등 정치적 이유를 댄 것이다.이에 대해 국내 뮤지컬극단 관계자들은 고도의 한국진출 분위기조성 전략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실제로 아사리 대표는 “영원히 한국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쇼비즈니스는 3년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3년간 유보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지만 극장 건립 소요기간을 감안하면 유보로도 볼 수 없지 않으냐는 해석도 나온다.10년전부터 국내 교류공연,한국인 배우 캐스팅 등 치밀한 준비를 해온 것도 이런 해석의 한 근거다.‘거대 자본의 문화 침략’이라고 비난하며 시키의 진출을 반대한 것으로 지목된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는 더욱 어이없다는 반응이다.“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반대한 일도 없다.”는 협회 대표는 “젊은 뮤지컬 관객들이 무슨 반일감정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일본측이 정치 선전을 펴고 있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오페라의 유령’ 성공 이후 국내 뮤지컬 공연계는 연간 500억원시장으로 급성장했다.전용극장도 하나 없는 불모지에서 어렵사리 키워놓은 파이를 일본의 기업형 극단에 내주게 될 것인지는 국내 뮤지컬 업계의 경쟁력과 일본측의 진출 의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국내 최초의 뮤지컬극장을 외국이 짓게 된다면 그것은 문화강국을 외치는 나라의 수치가 될 것이다.뮤지컬 업계가 바란 것은 외국 극단 저지가 아니라 국내 뮤지컬 기반 조성뿐이었다는 협회측의 외침이 무망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seoul.co.kr
2004-08-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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