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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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23 00:00
입력 2004-08-23 00:00
정부와 여당이 올 정기국회에서 연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기금관리기본법을 개정키로 방침을 정한 후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게다가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예산처가 건강보험 재정도 기금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정부가 기금을 ‘쌈짓돈’ 삼아 마구잡이로 사용하려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우리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연기금이 투자 제한에 묶여 기금 규모에 걸맞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연기금의 운용대상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반대하면서도 외국의 연기금 펀드가 우리의 주식시장에 들어와 높은 배당을 챙겨가는 것에는 못마땅해 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그 결과,초우량 상장기업들이 외국인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서 자본시장이 외국인들의 입김에 놀아난다는 말까지 생겨나게 된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연기금의 주식 및 부동산 투자를 ‘증시 떠받치기’ 또는 ‘적자재정 땜질용’이라는 단편적인 시각에서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오히려 연기금의 운용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하느냐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여당이 연기금의 투자 확대에 앞서 자본시장의 하부구조인 건전성 및 투명성 확보에 주력해줄 것을 권고한다.그래야만 연기금의 주식투자에 따른 국민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특히 연기금의 운용에서는 관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정부와 여당이 할 일은 지극히 간단하다.이러한 전제조건들을 먼저 충족시켜야 한다.연기금 투자 확대는 그 후의 일이다.
2004-08-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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