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 ‘약발 논쟁’
수정 2004-08-14 10:30
입력 2004-08-14 00:00
●실제 약발보다는 심리적 안정에 무게
한은은 콜금리 목표를 낮춤으로써 소비와 투자 활성화 같은 ‘교과서적 효과’ 외에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를 높일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한은은 이번 인하폭과 같은 수준의 대출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연간으로 쳐서 1조 2000억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계산했다.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일부에서 물가상승과 부동산투기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한은의 조치를 반겼다.
반면 13일 하나증권은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투자의 활성화나 자금의 증시유입 등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다만,당국의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는 다소나마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삼성증권은 “금리인하의 내수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하반기 수출기업의 이익축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인하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모건스탠리 앤디 시에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은 이날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한국 당국의 의지에도 불구하고)통화적 부양책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약세를 전환시킬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급등)의 위험도 여전하다.”고 밝혔다.이들은 “금리인하는 내수경기 부진과 싸우는 대신 물가상승은 감수하겠다는 뜻”이라면서 “그러나 한국경제는 제조업 공동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여러 분기 동안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앞다퉈 금리인하
콜금리 목표 인하에 따라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추는 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외환은행은 이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우리은행도 이날 수시입출식 예금인 MMDA 우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고,오는 16일 정기예금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한다.조흥은행은 16일부터 MMDA 금리를 최고 0.25%포인트 인하한다.제일은행도 17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내린다.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상당수가 양도성예금증서(CD) 등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실세금리 하락에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seoul.co.kr
2004-08-1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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