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발빼기’ 부시의 도박
수정 2004-06-30 00:00
입력 2004-06-30 00:00
도널드 럼즈펠드에게 이같은 메모를 전달하고 옆에 앉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는 귀엣말을 나누고 악수했다.부시 대통령은 이어 현재 치러지는 전쟁은 우선적으로 ‘이라크의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이라크 민주화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되 결코 이라크에 무한정 속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참수테러를 지휘하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처리도 이라크 임시정부 손에 맡길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라크 문제에서 부시 대통령은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베트남 전쟁 당시와 달리 미국은 이라크 ‘탈출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주권이양이 부시 대통령에게는 ‘위험천만의 도박’이라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이틀 앞당긴 주권이양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같은 ‘깜짝 쇼’로 이라크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오히려 부시 대통령이 체감하는 ‘이라크 부담감’만 대변했다는 지적이다.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의 앤드루 코헛 소장은 “주권이양은 부시 대통령에게 위험과 기회의 두가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라크 치안이 개선되면 대선에서 부시가 이기고,그렇지 않으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29일 “부시 대통령이 주권이양을 통해 이라크에서 미국의 개입을 변화시키려는 도박을 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라크 정책에서 물러설 수는 있으나,안정을 위한 책임감에서는 비켜설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이라크 전문가 안토니 코즈만도 미국은 수개월이 아닌 수년간 이라크에서의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A타임스는 앞서 주권이양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민의 신뢰를 재건할 최선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이라크 정부의 합법성과 치안을 유지하지 못하면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의 환멸은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볼티모어 유세에서 “주권이양이 성공하려면 안전 문제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동맹국들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치안 유지를 위해 이라크 군대를 훈련시키려면 어떠한 결의안이나 말보다 충분한 인력과 군대,자금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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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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