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매각 지연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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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25 00:00
입력 2004-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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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의사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주가도 안 좋은데 천천히 팔렸으면 좋겠어요.’

매각을 앞두고 있는 부실기업들의 반응이다.

급류를 타던 부실기업 매각작업이 최근들어 주춤해지는 양상이다.노조의 인수전 참여논란과 주가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채권단-기업 미묘한 신경전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등 채권단이 매각의사가 없는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한다.반면 어떤 기업은 채권단이 좀더 신중하게 매각에 접근,헐값매각 등을 막아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입장에 따라 채권단과 해당 기업간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쌍용건설은 자산관리공사가 지분을 가진 매각대상 기업 가운데 노른자위 기업으로 꼽힌다.지난해 매출 1조 327억원에 순익은 1629억원을 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 졸업을 시킨 후 매각에 나서야 한다.그러나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쌍용건설 측은 답답해하고 있다.매각은 고사하고 워크아웃 졸업도 아직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지분 20.07%를 가진 우리사주조합이 KAMCO가 보유중인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상태여서 우리사주조합이 인수할 가능성이 큰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과거 고합의 석유화학부문에서 떨어져 나온 케이피케미칼은 채권단과 우선협상자인 호남석유화학이 인수가격 문제로 마감시한을 31일로 연기했다.지난달에 이어 두번째이다.

대우조선해양도 매각보다는 해외 GBR(주식예탁증서)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주주를 찾을 전망이다.1조원대로 예상되는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도 매각주간사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최근에는 KAMCO의 담당자들이 모두 바뀌어 매각작업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업의 매각작업이 늦어지면서 일부에서는 기업은 채권단이 주가나 배당소득의 단맛에 빠져 매각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헐값매각은 막아야

매각대상 기업들 중에는 매각작업에 좀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자칫 서두르다가 시세차익을 노린 펀드에 기업이 팔리면 기업회생이라는 본래 목표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입장은 대우건설이나 대우조선해양,대우인터내셔널 등도 마찬가지이다.기업 경영보다는 기업이 보유중인 현금이나 주가차익만을 노린 인수합병(M&A)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일부 기업은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 매각작업의 연기를 은근히 바라는 경우도 있다.최근의 주가약세는 이들에게 우군인 셈이다.주가가 낮은 상태에서는 채권단도 매각작업을 서두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2004-05-2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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