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씨 “땅 사서 불린 내돈인데” 눈물
수정 2004-05-13 00:00
입력 2004-05-13 00:00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는 지난 11일 오후 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던 중 30여분동안 펑펑 눈물을 쏟았다.전씨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206억원 중 이씨가 관리했던 102억원이 결국에는 전씨 비자금 아니냐고 검찰이 추궁하자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며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그러면서 102억원 외에 28억원도 자신의
검찰 수사결과,전씨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206억원 가운데 130억원은 이씨가 직접 관리했고,나머지 76억원은 다른 친인척이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상태다.
이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130억원의 재산을 불린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지난 83년 전씨가 대통령으로 재직할 당시 신고했던 재산 가운데 40억원은 자신의 돈이었고,이 돈이 결국에는 130억원대로 불어났다고 주장했다.83년 당시 신고한 40억원은 부동산 투자를 통해 형성했다고 설명했다.이씨는 전씨와 결혼할 당시 받은 패물을 팔아 이태원에 땅을 샀고,이 땅이 2배이상 뛰자 팔고 또다른 부동산을 매입해 되파는 방법으로 40억원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이 40억원을 청와대 김모 비서관에게 맡겨 관리하게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전씨가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과 자신의 돈 40억원을 섞어서 김 비서관이 관리하는 바람에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나온 뒤에는 아버지 이규동씨에게 맡겨 관리토록 했다.이규동씨는 재테크에 남다른 감각이 있어서,재산을 쉽게 불려줬다는 것이 이씨와 차남 재용측의 주장이다.실제로 재용씨는 지난 달 28일 공판에서 외조부인 이규동씨가 80년대에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를 구입해 재산을 불렸으며,일반기업이 잇따라 도산할 때에는 국공채로 재테크를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규동씨가 지난 2001년 9월 사망한 뒤에는 이순자씨는 자신이 직접 자금을 관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전씨가 1871억원의 추징금을 못내고 있는데 부인이라도 대신 납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다.그러자 이씨는 선뜻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130억원을 대신 납부하겠다.”고 말했다.나머지 친인척들이 관리했던 76억원도 친인척들을 설득해 납부토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검찰은 문제의 206억원이 전씨 비자금으로 추정될 뿐 직접적인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다.검찰이 이씨에게 추징금 대납을 설득한 것도 이같은 상황때문이다.하지만 이씨가 관리한 130억원 가운데 20억원 가량은 전씨가 대통령 재직때 관리했던 비자금과 연결되는 것으로 일부 드러난 상황이어서 수사진전에 따라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검 중앙수사부는 전씨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 가운데 일부가 부인 이씨의 남동생 창석씨에게 유입된 단서를 포착하고 조만간 창석씨를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2004-05-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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