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맹점 ‘수수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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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2 00:00
입력 2004-05-12 00:00
“카드 부실을 왜 우리가 책임집니까?”(통신판매협회 관계자)

“가맹점 수수료를 올리지 않으면 카드사는 매출이 늘어날수록 손해를 봅니다.”(A카드사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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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LG·BC·KB·삼성카드가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위해 백화점협회,통신판매협회,체인스토어협회 등 가맹점 대표와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영업기밀’에 해당되는 가맹점 수수료 원가내역을 공개하자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카드사가 현재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는 평균 2.25%.이 가운데 카드사가 고객에게 카드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떼어두는 비용인 ‘대손비용’이 1.37%로 전체 수수료 가운데 61%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객이 물품대금으로 10만원을 결제할 경우 가맹점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 2250원 가운데 1370원은 대손비용이다.나머지는 인건비·금융비용·VAN(카드승인 대행업체) 수수료 등이다.

가맹점 관계자는 “카드 회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은 가맹점과 무관한 카드사 고유의 업무”라면서 “가맹점 수수료 절반 이상을 대손비용으로 받는 것은 가맹점에 카드부실을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가맹점이 고객에 대한 신용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카드대금을 내지 않을 것 같은 고객들을 선별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급증과 연체율 급등에 따라 매출 채권이 회수되지 않아 카드사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지만 가맹점은 전혀 손실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있다.”면서 “가맹점도 매출채권이 회수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손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한다.”고 맞섰다.

금융계는 카드사-가맹점 간의 수수료 논쟁은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원이 가맹점밖에 없는 왜곡된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현금서비스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카드사가 기댈 곳은 신용판매밖에 없지만 신용판매의 수익원은 고객이 아닌 가맹점이기 때문이다.그나마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들이 자사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을 하면서 대폭 떨어졌다.4개 카드사가 이번에 제시한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는 4.0∼5.88%인 반면 현재 가맹점 수수료는 2.25%이기 때문에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역마진이 나는 상황이다.



이번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시민의 모임’관계자는 “양측이 가맹점수수료 원가에 대한 기준에 대해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가맹점 수수료가 턱없이 낮다면 올려야 하지만 카드사들도 수익원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자구 노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4-05-1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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