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에 불성실한 출마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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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21 00:00
입력 2004-04-21 00:00
이번 총선에서 출마한 55명의 교수 가운데 무려 37명이 휴직이나 사직하지 않은 채 선거전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공식 선거 기간만 2주일이었으니 학생들 강의가 제대로 이뤄졌을 리 없다.학기중에 출마한 교수들은 직업윤리상 비판받아 마땅하다.출마 교수를 믿고 수강 신청했던 학생들은 우두커니 강의결손을 보고만 있어야 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출마 교수들은 대학 강의를 시간 강사에게 맡기거나 휴강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시간 강사의 강의가 제대로 됐을 리 없다.대체된 시간 강사가 학기초 출마 교수가 제시한 강의 계획에 따라 목표를 실현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또 상당수는 선거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휴강으로 강의를 아예 희생시켰다고 한다.출마 교수 가운데 당선된 일부 교수들은 한술을 더 뜨고 있다.대학 강의를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는 6월 이전에 종강키로 했다고 한다.

물론 학기초에 예상하지 못했다가 갑자기 선거에 출마하게 돼 미리 휴직하지 못했다는 교수도 있을 수 있다.그렇다면 교수직을 그만큼 가볍게 여겨왔다는 방증이 된다.더욱이 우리가 한심스럽게 여기는 것은 일부 교수는 세번씩이나 출마하느라 그때마다 교수직을 6개월∼1년씩 휴직했다는 점이다.이렇게 정치판에 마음이 더 쏠려있는데 과연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지 의심스럽다.출마 교수들이 선거판에 나간다고 휴직이나 사직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다고 항변할지 모른다.그러나 일반 직장인들의 경우 휴직이나 사직하지 않고는 출마가 불가능한 점에서 이들 교수들의 행동은 직위 남용이며 비교육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04-04-2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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