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덩크슛] 농구대통령 은퇴경기
수정 2004-03-17 00:00
입력 2004-03-17 00:00
솔직히 그의 은퇴는 조금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30여년 코트를 지배한 영웅이지만 자칫 초라하게 농구인생을 마칠 우려도 없지 않았다.특히 워낙 술을 좋아하고 후배들을 챙기다 보니 그동안 많은 연봉을 받았어도 모아놓은 게 별로 없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은퇴를 미룬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또한 팀이 정상에 오른 뒤 화려하게 은퇴하고 싶은 것이 스타들의 바람이지만 김주성을 영입하기 전의 TG는 6강 진입도 쉽지 않은 팀이었다.하지만 김주성의 가세로 전력이 급상승했고,허재는 관록을 앞세운 리드로 팀에 지난 시즌 챔피언 트로피를 안겨주었다.올해는 특급 포인트가드 신기성의 복귀로 그의 역할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팀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정규리그 우승에 한몫 거들었다.
그의 열성팬들은 “1년 더…”라며 잔류를 희망했지만 40세의 나이에 체력부담이 엄청난 농구를 계속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대신 그의 은퇴경기를 멋지게 치러 팬들이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우선 플레이오프는 챔피언을 향한 각 팀의 치열한 승부다툼이 예상돼 그의 은퇴경기로선 적합하지 않다.물론 허재가 팀의 필요에 따라 경기에 출전하고 또 팀이 정상에 오르게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화려한 은퇴경기가 되겠지만 그걸 장담할 순 없지 않은가?
차라리 챔피언전이 끝난 뒤 그를 중심으로 KBL 올스타들이 총출전하는 허재 은퇴기념 경기를 KBL이 주체가 돼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그동안 KBL은 시즌을 치르는 데만 급급해왔지 농구 붐 조성을 위한 이벤트에는 소홀했다.농구계에서 허재만한 상품가치를 지닌 선수도 당분간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KBL 회관 내에 그동안 한국농구를 빛낸 선수와 지도자들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기념관 ‘프로농구 명예의 전당’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월간 ‘점프볼’ 편집인 pjwk@jumpball.co.kr˝
2004-03-17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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