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법 무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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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3-03 00:00
입력 2004-03-03 00:00
국회는 2일 밤 늦게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안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진통을 거듭한 끝에 무산됐다.이에 따라 정치개혁법안 처리는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여야가 밤늦게까지 안건처리를 늦춰 방탄국회 재소집을 유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본회의를 무산시킨 직접적인 요인은 민주당 양승부 의원 등 60명이 발의한 선거법 수정안이다.이 수정안은 정개특위의 합의안을 수정해 전북의 일부 지역구를 조정하려는 것이었다.남원·순창 선거구를 순창·무주·장수로,김제·완주를 김제로,진안·무주·장수·임실을 완주·임실·진안으로 바꾸는 게 주요 골자다.이 선거구들이 인구·행정구역·교통 등 지역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민주당 유용태 총무는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에게 이 수정안의 처리 협조를 요청했고,홍 총무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이 수정안에 가결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문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에게 돌렸다.이를 본 김근태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정개특위의 합의안을 어긴 것”이라며 박관용 의장에게 사회를 보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박 의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상정된 법안이므로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수정안과 정개특위 합의안을 잇따라 상정하려 했으나,장영달 의원 등이 의장석까지 올라가 “이건 사기”라며 강력히 항의했다.의장과 열린우리당 의원간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시간은 자정을 넘겨 2월 임시국회는 회기가 종료됐다.

홍 총무는 “여권의 관권·불법 선거운동 타파 투쟁의 일환으로 이 안을 수용했으나 정개특위 합의정신에 어긋난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개특위에서 합의안이 도출돼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도 ‘피말리는’ 초읽기의 연속이었다.법사위에서의 축조심사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고,본회의에서 법안 찬반토론도 기존 5분에서 3분으로 제한할 정도였다.

또한 국회는 의원정수를 놓고 원내총무 회담,정개특위 간사회담에서 합의했던 내용이 수차례 번복됐다.다분히 당리당략 냄새가 짙었다.

비례대표 의원정수 문제와 관련,한나라당 박종희 의원 등이 “표결을 통해 전체위원들의 의견을 묻도록 하자.”고 의사진행발언을 하면서 지난 2개월간 지속했던 지루한 논쟁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은 “의원정수 299명은 모든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두 달의 공전끝에 어렵사리 합의한 내용”이라면서 “이것을 다시 표결처리하자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심규철 의원도 “간사간 합의 내용이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하자,민주당 장성원 의원은 “이렇게 간사회의에서 어렵게 합의한 부분을 뒤집어버릴 것이면 뭐하러 간사를 뽑고 간사회의를 하느냐.할 필요없다.”고 흥분했다.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비례대표 정수는 진통끝에 현행 46명보다 10명 늘어난 56명으로 합의,특위위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이에 따라 17대 국회 의원정수는 지역구 의원 243명을 포함해 모두 29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에 앞서 정개특위는 제주도에 3석을 허용하는 특례조항 신설을 표결에 부쳐 찬성 18표,반대 1표로 가결시켰다.후보자 방송토론 초청대상을 지지율 5% 이상 얻은 후보들로 한다는 조항도 통과됐다.

‘등록한 후보자에 대해 선관위가 벌금형 이상의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알리도록 한다.’는 조항 중 벌금형을 ‘금고형’으로 높이는 안도 가결됐다.이 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찬성하자,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차라리 무기징역형 이상으로 높여라.이것은 개악이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전광삼 박록삼기자 hisam@˝
2004-03-0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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