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시대 달라지는 삶의 질/삶의 질 업그레이드 2人
수정 2004-01-01 00:00
입력 2004-01-01 00:00
“들이쉬고 내쉬면서 고개와 다리를 죽 당깁니다.다시 한번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을 더욱 활처럼 구부리세요.”
지난주 토요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에 위치한 요가 강의실.요가 선생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잔잔한 명상음악과 함께 울려퍼졌다.삼성캐피탈 박정미(朴正美·사진·31) 대리는 힘들어보이는 자세로 앉아있는데도 편안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직장생활 7년째인 박 대리가 요가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병원에서 ‘긴장성 두통’이라는 판정을 받고 나서다.하루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굽어진 등,뻗뻗해진 양쪽 어깨로 인해 급기야는 머리 주변의 근육이 뭉치면서 스트레스성 두통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병원치료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었다.마침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되면서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 차에 박 대리는 회사 근처 요가학원을 찾았다.
“요가에 대한 이론수업을 들을 때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어요.하지만 살며시 눈을 감고 척추를 세운 채로 가부좌를 15분 동안 하고 있으니 감쪽같이 통증이없어졌어요.놀라웠죠.”
첫날부터 요가 예찬론자가 되어 주말이면 꼬박꼬박 요가학원에 가는 박 대리는 신체적인 변화 외에도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된 점을 요가의 매력으로 꼽는다.
“요가를 하면서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그동안 몸을 혹사시켜서 몸이 많이 상했구나라는 반성을 하게되죠.이런 생각 때문에 평소에도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탄산음료·인스턴트 식품 등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아예 손을 안 대요.”
요가를 배우면서 ‘웰빙(well-being,잘 사는 것)족’이 된 박 대리는 “새해에는 내면을 한층 더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그림을 배워볼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그는 독자들에게 요가에 대한 권유도 잊지 않았다.
“요가는 치우침을 바로잡는다는 뜻으로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쓰게 함으로써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에요.주5일제를 시작하면서 삶의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합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박종춘 신한은행 과장
신한은행 신용기획부 박종춘(朴鍾春·사진·35) 과장의명함은 특별하다.여느 은행원의 명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영문 직함이 3개나 붙어있다.CFA(국제재무분석사),CRA(공인신용위험분석사),CA(신용분석사).이 가운데 CFA는 금융계의 고시라고 불릴 만큼 어렵고 CRA도 경쟁률이 180대 1에 달한다.박 과장은 두개의 자격증을 모두 2003년에 땄다.
“은행이 주5일제를 실시하지 않았더라면 두개의 자격증을 한꺼번에 따기는 힘들었을 겁니다.토요일에 근무를 할 때에는 은행 셔터를 오후 1시30분에 닫지만 퇴근은 오후 4시쯤 해 평일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하지만 토요일에도 쉬게 되니까 6시간짜리 학원수업도 거뜬히 들을 수 있었고 남는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죠.”
CRA는 금융기관뿐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신용상태를 조사하고 신용위험을 측정하는 여신전문가다.시험은 금융감독원이 도입했으며,금융연수원이 주관해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됐다.지원자는 1882명에 달했지만 합격자는 10명.이 가운데 CFA까지 중복합격한 사람은 박 과장혼자다.
이제 주말에 시험 준비 부담에서 벗어난 박 과장은 토요일 오전에는 3시간 동안 중국어를 배우고 나머지 시간은 집 근처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아내와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등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박 과장은 “중학교 시절에는 서울시청에 등록된 롤러스케이트 선수였다.”면서 “지금까지 은행업무와 시험준비로 운동을 하지 못했지만 주5일제로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주5일제에 대한 예찬을 빠뜨리지 않았다.
박 과장에게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물었더니 다시 일 얘기로 돌아왔다.
“소매금융에서 프라이빗 뱅커처럼 기업금융에서도 전문화된 컨설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격증을 따기는 했지만 자격증은 업무 전문성을 키우는 발판일뿐이라고 생각합니다.새해에는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좀더 정교화된 포트폴리오 개발에 힘쓰고 싶습니다.”
김유영기자
2004-01-01 4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