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우왕좌왕… 정치권은 무기력”/徐晟 대법관 퇴임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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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9-09 00:00
입력 2003-09-09 00:00
“법조인 대통령 탄생으로 국민들과 더불어 큰 기대에 찼지만,현실은 실망스럽습니다.”

11일 정년퇴임을 앞두고 8일 서울지법 대회의실에서 퇴임강연회를 연 서성(사진) 대법관이 노무현 정부와 후배 법관들에게 쓴소리를 남겼다.35년간 몸담았던 법원을 떠나는 서 대법관은 ‘법원을 떠나며’란 연설문에서 “정부는 우왕좌왕하고,정치권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면서 “우리 사회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사법부가 ‘동네북’이 되고 있지만,사법부가 흔들리는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대법관은 지난달 ‘대법관 인사파문’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언론들이 사법부가 앞으로 서열 인사를 하지 않을 것처럼 보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대법관은 재판실무 담당자이기에 현직 법관 중에서 고르는 것도,실무에 능한 사람을 우선 제청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는 설명이다.그는 “대법관이 될 만한 연령층의 변호사는 거의 모두가 판사나 검사가 싫어 떠난 사람들”이라면서 “대법관 절반이 변호사 출신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찬성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연명의견서를 제출한 소장판사들을 겨냥한 듯 “이번 파문엔 부추기는 세력도 있고,내부서 흠집을 내는 법관도 있었다.”면서 “소수에 부화뇌동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간접 비판했다.이어 “개혁과 변화는 필요하지만 억지를 부려 순리를 거슬러선 안된다.”면서 “목소리가 크다고 소수가 다수를 지배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후배 법관과 법원직원 100여명이 모인 이날 강연회에서 서 대법관은 “일부 정치인 관련 사건에서 법관의 성향과 출신지역에 따라 유·무죄와 양형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법관만이라도 망국적인 ‘연고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은주기자 ejung@
2003-09-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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