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몰카’ 파문 / 정치권 반응
수정 2003-08-21 00:00
입력 2003-08-21 00:00
여야 모두 검찰이 문제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검찰 견제 필요성 제기
검사 출신으로 검찰 공격에 앞장섰던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20일 “한 검찰 고위인사와 통화했는데 ‘개탄스럽다.’고 하더라.”면서 “이래서 법무부의 검찰 감찰권 등 외부의 합리적 견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정대철 대표 소환과 권노갑 전 고문 구속 등으로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던 검찰을 이참에 손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엿보인다.
판사 출신의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의욕적으로 수사하려다 그런 결과를 낳은 데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불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채택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영원한 ‘쓴소리맨’인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몰카는 잘못된 수사방식으로 검찰 내부 기강이 확립되지 않은 사례”라고 원론적으로 지적했다.
●양길승은 없고 몰카만 남아
한나라당은 “양길승은 사라지고 몰카만 남은 것 같다.”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홍준표 의원은 “검사가 범죄적 수단을 사용한 것은 유감스럽지만 사건 본질은 양길승 전 부속실장의 뇌물향응 여부”라면서 “검찰이 내부고발자 수색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주요 당직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검사가 막으려 했던 ‘외압’이 어떤 것인지도 함께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홍사덕 총무는 “권력주변에 있는 사람이 중범죄자 수호천사로 있으면 보호받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굿모닝시티 주범도 돈을 준 여당 고위인사 이름을 다 털어놨다는데 검찰이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정기국회 때 권력주변의 비리의혹을 집중 파헤칠 뜻을 밝혔다.
박승국 사무부총장은 “교통위반을 찍어오면 3000원씩 주기도 했는데 그것도 몰카였다.”고 혀를 찼다.문제의 검사가 얼마나 파렴치하게 연루됐는지는 모르지만 과연 몰카 방법만 놓고 봤을 때 어디까지 문제가 되는지 가치관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자민련 유운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직 검사의 책임도 물어야 하지만 향응사건 자체에 대한 진상조사에 수사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2003-08-2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