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파업·매각 / 유동성 위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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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6-20 00:00
입력 2003-06-20 00:00
신한금융지주회사로 넘어가는 조흥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심상치 않다.

신한의 조흥은행 인수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불안해진 조흥은행 고객들이 예금을 대규모로 빼내면서 급기야 19일에는 한국은행으로부터 2조원을 긴급 수혈받는 상황까지 빚었다.

예금 인출사태가 더 심해지면 자칫 ‘지급불능’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조흥은행은 우량 자산을 팔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그렇게 되면 은행의 건전성은 급격히 악화된다.

조흥은행을 인수하는 신한지주측도 애가 타고 있다.파업이 장기화하면 우량 자산이 대거 빠져나가 신인도마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이탈

19일 조흥은행에 따르면 자금이탈 현상은 각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

파업 첫날인 지난 18일의 경우 ▲발행어음이나 CMA(어음관리계좌) 수탁금 등 종금예금 2조원 ▲기업예금 5000억원 ▲개인예금 7000억원 등이 빠져나갔다.

자금이탈 규모는 16일 8300억원에서 18일에는 3조 200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조흥은행은 자금부족 누계액이 20일에는 4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조흥은행의 전체 원화 예수금 규모가 50조원대여서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감당하기 벅차다.빠지는 돈만큼 예금이 들어오면 문제가 없으나 들어오는 돈은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고객들은 파업 이후 급여,결제대금,생활비 등 당장 필요한 돈을 빼가거나 자금의 안전을 우려해 다른 은행으로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비축자금 바닥

조흥은행은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8일에만 하루짜리 급전인 콜 자금 1조 8000억원을 다른 은행과 투신권에서 긴급 조달했다.

파업전 금융채 발행으로 1조원을 마련하는 등 자금을 비축했으나 바닥난 상태여서 유가증권 등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처 현금을 충분히 확보해 두지 못한 일부 영업점은 금고가 텅비어 다른 은행에서 황급하게 조달해야 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은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조흥은행이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우려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우량자산이 대거 빠져나가 빈 껍데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대책

금융당국은 일단 조흥은행 예금인출사태가 전체 금융권 시스템 붕괴로 확산되지 않도록 파업 후폭풍 차단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당국은 직접적인 자금지원 외에도 다른 은행의 여유자금을 조흥은행에 꿔주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
2003-06-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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