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주자] (1) 강재섭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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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30 00:00
입력 2003-04-30 00:00
“요즘엔 경로당에서도 한 살이라도 젊은 분이 회장을 맡는 답니다.”
강재섭(55) 의원은 요즘 이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그는 주요 당권주자 가운데 가장 젊다.그런 만큼 ‘세대교체’와 ‘개혁’을 모토로 내세운다.
●변화요구 수용하는 ‘열린 당’으로 탈바꿈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대선 패배 이후 당 안팎에서 한나라당이 생존하려면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이런 요구를 수용하려면 당의 간판이 새롭게 바뀌어야 하며 내가 그 적임자라고 감히 말한다.”고 출사표를 대신했다.
그가 추구하는 한나라당의 변화는 ‘열림’이다.“시대의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정치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집니다.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 변화의 핵심은 도덕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열린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청년정신’입니다.” 언뜻 한나라당의 지금 모습이 ‘고인 연못’으로 읽힌다.
강 의원은 “필요하다면 누구든 만나야 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며 “우리 당이 ‘변화를 수용하는 보수’를 지향하면서도 시민단체들의 얘기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우리 당의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야말로 제대로 예우를 갖춰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질서와 서열을 파괴하는 것만이 개혁이 아니다.”면서 “변화와 개혁은 뚜렷한 지향점을 갖고 있어야 성공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이 국민들에게 불안감만 안겨주는 것은 지향점과 원칙이 없는 ‘깜짝 쇼’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노 대통령의 정치개혁을 폄하했다.
●정권창출의 경쟁력있는 젊은 후보
‘당의 변화를 선도할 젊은 힘’이 그가 내세운 슬로건이다.
그는 지난 4·24 재·보선 결과에 고무돼 있다.“국민들이 바라는 변화의 방향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에 부응하려면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 젊은 후보가 돼야 한다.”고 ‘젊은 후보’ 당위론을 폈다.
“강 의원이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영남당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정색을 하면서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내가 대표가 돼야 영남당으로 전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그는 “이 전 총재의 경우 영남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영남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다.”면서 “비영남 출신이 영남 민심을 얻으려다 보니 영남지역 인사들에게 많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을 이끌 리더로는 다소 우유부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르는 소리”라고 강변했다.“보다 많은 얘기를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려다 보니 다소 우유부단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한번 결정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근성도 있다.”고 소개했다.또 “이 전 총재와의 당권 경쟁에서 중도 하차한 것도 당을 위한 결단이었지 우유부단해서 그랬던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외아들 병수(27)씨가 5월부터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과 관련,“그 아이는 선천성 척추궁협부 결손(요추 4·5번 양측에 금이 감)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혹시 내게 누가 될까봐 스스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가족까지 철저한 관리를 보여주는 대목이자,당권을 넘어 ‘차기대권’을 꿈꾸고 있음을 읽게 하는 대목이다.
전광삼기자 hisam@
■강재섭 캠프 사람들
강재섭 의원 캠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영남지역뿐 아니라 당내 상·하부 조직을 아우르는 전국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내 지구당위원장으로는 대구·경북의 정창화·김만제·주진우 의원,서울 김기배,경기 목요상,강원 최돈웅,대전 강창희,부산 권태망 의원 등이 강 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H·J·N 의원 등도 강 의원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며,4·24재보선 이후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과 호남지역 원외 지구당위원장의 상당수가 캠프에 합류했다는 귀띔이다.
한때 강 의원이 진두지휘했던 청년자원봉사단(청자봉) 조직도 빠른 속도로 재정비되고 있다.‘청자봉’은 일반 당원 중심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하부조직을 공략하는 강 의원 진영의 최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철 언론특보는 29일 “강 의원 진영의 강점은 영남지역 민심을 등에 업고 있으면서도 수도권 등 비영남지역 중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지난 재보선 결과가 말해주듯 당내 경선에서도 대다수 투표인단은 ‘젊은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전광삼기자
2003-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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