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油價’ 바꿔? 말아?
수정 2003-04-21 00:00
입력 2003-04-21 00:00
우리경제의 ‘기준 유가(油價)’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값은 비싼 반면 시장시세가 정확히 반영되는 유종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냐,값은 싸지만 시세가 안정적이지 못한 유종을 택할 것이냐의 문제다.
정부와 한은 사이에 배럴당 5달러의 큰 격차가 생긴 이유다.경제통계의 신뢰성을 흔드는 요인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할 듯 하다.
한은은 전통적으로 북해(유럽 북쪽바다)산 ‘브렌트’유를 경제전망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한은은 올해 평균치를 배럴당 27달러로 잡고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하지만 브렌트유는 유럽·아프리카 지역의 대표유종이어서 우리나라와 별 관계가 없다.한방울도 수입되지 않다가 지난해에야 처음으로 100만배럴이 들어왔다.
중동 아랍에미리트산 ‘두바이’유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재정경제부 등 정부가 주장하는 이유다.두바이유는 우리나라 전체 수입량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이자 아시아 지역 대표유종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브렌트유는 현물·선물 시장이 커서 국제시세가 정확히 반영되지만 두바이유는 시장이 작아 왜곡된 수치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재 관행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쪽에서 두바이유를 선호하는 진짜 속내는 따로 있다.브렌트유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지난 17일 기준으로 두바이유는 배럴당 23.93달러,브렌트유는 25.26달러였다.경기 활성화를 위해 ‘밝은 전망’을 선전하는 데 조바심 내는 정부로서는 굳이 비싼 원유를 전망의 기준으로 할 이유가 없다.
한은에 따르면 유가를 1달러 낮춰 잡으면 경상수지 전망치가 8억달러 개선되고,경제성장률은 0.06%포인트 오르며 물가는 0.05% 내린다.이는 최소한의 수치일 뿐,다른 변수를 고려면 실제로는 몇배의 효과가 날 수 있다.한은이 유가전망을 27달러가 아닌 26달러로만 했어도 올해 경상수지 전망이 10억달러 적자가 아닌 흑자로 나왔을지 모른다고 정부쪽은 주장한다.
김태균기자
2003-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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