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5년후 공약이행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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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3-24 00:00
입력 2003-03-24 00:00
대선 공약 이행률 18.2%는 너무 낮다.대선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이는 대선 때 국민에게 지키지 못할 거짓 약속을 남발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렇게 낮은 공약 이행률이라면 유권자에게 정책지향의 투표행태를 주문하기 곤란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투표행태는 일반적으로 정당지향형,정책지향형,인물지향형,개인연고지향형 등 네 가지로 구분한다.투표행태의 조사에서 어느 유형이 가장 많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선거운동이 정책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관련 선거공약을 비교·평가하여 자신의 선호와 가장 근접한후보나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투표행태라고 인식하고 있다.공약이행 수준이 20%도 안 된다면 정책대결 선거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5년 후 공약이행률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 노 대통령은 대선 과정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에서 많은 공약을 제시하였다.공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민의 기대는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은 낡은 정치 청산과 새로운 한국 건설을 내걸고 엄청난 개혁정책을 공약하였으며,국민이 갈망하고 시대가 요청하는 공약의 제시와 홍보전략으로 불가능해 보이던 대권고지를 탈환하였다.
대선 후 항간에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 당선 후를 예상하여 실천 가능한 선거공약만을 선별하여 제시하였으나 노 대통령은 당선되기 위해서 표를 의식한 공약을 제시했다는 말이 떠돌았다.당선될 것을 확신하고 이행 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 당선을 목표로 표를 의식해서 인기위주의 많은 공약을 발표한 것과는 공약 이행률에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다.
후보 때는 누구나 표로 연결될 가능성이있으면 무슨 공약이든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국민이 원하는 공약을 많이 제시하고 모두 실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로 공약은 많고 이행률이 저조한 현상을 너무 많이 경험하였다.당선이 급해서 남발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쳐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이고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권이나 정치인을 많이 목격하였다.
노 대통령은 한달 동안 국정의 최고 경영자인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후보시절 대통령만 되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기대감이 아직도 살아 있을까? 아니면 국정운영이 그렇게 단순하고 쉽지 않다는 현실인식을 하고 있을까?
국민은 출범한 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가 지나친 현실인식 때문에 한계를 느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그렇다고 아직도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과신하거나 후보시절과 같이 말을 아끼지 않고 국민에게 많은 것을 공약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당선 후 두 달 동안의 인수위 활동과 취임 한 달이 돼가는 새 정부가 예상보다 빨리 정착되고 있다는 비서실장의 자평대로라면 이제 국정에 대한 큰 윤곽은 파악되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숱한 공약 중에서 이행할 수 있는 것과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 진솔하게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5년 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 정직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국민을 속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 아닐까?
홍 득 표
2003-03-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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