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경박사, 일제말 ‘남양군도 농업이민’ 규명
수정 2003-02-08 00:00
입력 2003-02-08 00:00
정부기록보존소가 지난 2일 발간한 일제문서 해제집에서 일제가 남양군도(현재의 미크로네시아 일부)에 군인,군속,군위안부 외에 민간인을 농업이민 형식으로 보낸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정혜경(44) 박사는 발간의 감회를 이렇게 밝혔다.
기록보존소에 소장된 조선총독부 문서 110권 중 노무부분 19권의 해제를 담당한 정 박사는 “태평양 전쟁으로 노동력 동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일제의 강제연행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이 입증됐다.”면서 “강제연행의 역사를 보다 다각도로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해제집에 따르면 조선총독부는 남양군도에서 사탕수수 등을 재배하던 2개 기업을 통해 1939년부터 2년간 13차례에 걸쳐 농사를 짓던 만 18세∼40세까지의 조선인 남성과 그 가족 등 1266명을 이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정 박사는 “당시 조선인들이 돈은 물론 경작지를 불하받을 수 있다는 총독부의 광고만 믿고 남양군도로 이주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일제는 이들을 사탕수수 재배에 동원,‘무수알코올’을 생산함으로써 결국 전쟁물자 생산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제집 발간은 일본의 강제연행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 단계”라면서 “이를 계기로 국내 기관이나 개인이 소장한 관련자료의 발굴은 물론 고령으로 사망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피해자들에 대한 구술 증언 등을 통해 강제연행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일민족문제학회 회원이기도 한 정박사는 8일 전북 군산에서 열리는 ‘일제말기 강제연행의 송출과정과 관련자료’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다.
연합
2003-02-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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