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 경제전망 기업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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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12-14 00:00
입력 2002-12-14 00:00
지난해 말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저마다 우리나라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3∼4% 수준으로 예측했다.하지만 연말을 맞아 대략적인 얼개가 드러난 현재,실제 성장률은 6%대 초반이 확실시되고 있다.당초 전망과는 2∼3%포인트나 틀린 것이다.

지난해 기준 GDP(545조원)의 1%는 5.45조원.결과적으로 연구기관들은 올해우리나라의 총생산 전망을 실제보다 10조∼16조원 가량 낮게 보았던 것이다.

국책·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의 경제전망이 올해에도 실제에서 크게 빗나갔다.경제(GDP)성장률,설비투자,소비 등 각종 지표의 전망치와 실제수치간 괴리가 너무 커 정부나 기업의 경제전략 수립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각 기관들의 예측능력이 떨어지면서 예측시점의 경제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전망을 내놓아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잇따른 성장전망 번복

국내 거시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올해 성장률을 4.1%로 전망했으나 지난 7월,내수와 수출 회복세 등을 이유로 6%대로 상향조정했다.

지난 4월 올해 성장률을 5.7%로 내다봤던 한국은행은 7월 6.5%로 올렸다가이달초에는 수해와 태풍,불안한 대외여건 등을 들어 다시 6.2%로 낮췄다.

◆내수와 수출,못 읽었다.

많은 기관들은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미국 금융시장 불안,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원유가 급등,전세계적인 디플레 조짐 등을 올해 전망을 빗나가게 한 변수로 들었다.하지만 이런 요인들은 그야말로 돌발 악재(惡材)여서 우리경제가 당초 전망치보다 높게 성장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한 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경제전문가들이 ‘내수’와 ‘수출’의 힘을제대로 못읽은 탓”이라고 잘라말했다.앞으로 있을 악재만 생각했지 가계대출 급증·내수 활성화 조짐 등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수출이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늘어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도 ‘패인’(敗因)으로 지목된다.

◆“전망은 맞는 게 비정상”

적중률이 낮고 수시로 전망치가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에 대해 연구기관들은강하게 반박한다.한국은행 임주환(林宙煥) 경제예측팀장은 “경기예측은 과거 경험의 평균치인 경제모형에 따라 행해지기 때문에 정확히 맞지 않는 게정상”이라면서 “통상 연말이면 어느 기관이 잘 맞혔는지 비교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치 자체가 아니라 왜 그런 수치가 나왔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이라고 주장했다.

KDI 관계자는 “국내외 상황이 달라졌으면 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이 당연한일”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망도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상무) 경제동향실장은 “경기 변동폭이 커져 갈수록 경제전망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외환위기 이후 IT(정보기술)발달 등 산업구조가 변하고,대내외 변수가 커져 내년 전망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 기관이 내놓은 우리경제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은 KDI 5.3%,한국은행 5.7%,삼성경제연구소 5.8%,LG경제연구원 5.6%,IMF(국제통화기금) 5.9% 등이다.▲내수·수출 성장 ▲세계경제 회복속도 ▲미국-이라크전쟁 여부 ▲북한핵문제 등의 영향을 주로 받을 내년에는 이들 전망치가 얼마나 적중할지 주목된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2002-12-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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