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나눔의 미학
기자
수정 2002-10-30 00:00
입력 2002-10-30 00:00
이런 질문을 낸 이유는 단순했다.출마자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의식수준을 엿보기 위한 것이었다.그러나 바탕에는 부자나 지도층이 봉사와 나눔에 소홀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지도층에서 나눔의 실천에 대해 인식이 깊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올초 전경련의 주도로 유산 1%기증 운동이 전개되는 등 비로소 사회기여 의식이 태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은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속에 더욱 풍부하게 자리잡고 있다.지난 8월 고성원 목사의 신장 기증 소식에 감동받은 시민 14명은 선뜻 자신의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또 수원교차로를 경영하는 황필상 박사는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회사주식 등 270억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이들은 자신의 행위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나보다 못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최근 타계한 이순덕 할머니의 ‘나눔의 실천’은 더욱 아름답다.가족도 없이 혼자 살던 할머니는 20여년전 전재산을 털어 무료양로원을 짓고는 자신보다 더 불우한 노인을 돌보다 세상을 떠났다.불행을 행복으로 바꾼 삶을 보여준 것이다.
이기주의와 배금주의가 판을 치는 요즘,이들이 들려주는 나눔의 한평생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한줄기 청량제임이 분명하다.이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아직 희망이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곧 연말이 다가온다.올해도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가 펼쳐질 것이다.우리 모두 나눔의 미학을 실천함으로써 얼마 남지 않은 한해를 보람으로 채울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2002-10-30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