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산책] 관객 외면한 아태영화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2-10-09 00:00
입력 2002-10-09 00:00
지난 4일 4일간의 일정 끝에 제47회 아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13개국에서 280여명의 대표단을 파견했고,조미 양자경 등 홍콩 톱스타들이 다녀간 영화제 치고는 지나치게 조용했다.

이유는 자명하다.일반관객을 위한 행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영화제 이무상 사무총장은 “일반인 대상으로 한 상영회가 없어 괜한 말을 들을까봐 홍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영화제는 기본적으로 관객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아태영화제측도 처음에는 10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영화제답게,한글자막으로 10여개 극장에서 출품작을 상영하는 서울시민의 행사로 기획했다.

하지만 문제는 돈.전체 예산은 5억여원 정도에 그쳤다.내막을 들춰 보면 문화관광부·서울시 등 9개 단체의 후원은 이름뿐이고,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5억원이 거의 전부다.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5년 전 제주에서는 도의 지원을 받아 극장 상영이 가능했다.”면서 “이번엔 지원이 거의 없는 데다 대작이 많은 가을 시즌이라 극장 협찬도 힘들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럼에도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다.그 정도 규모의 행사에 스폰서가 안 붙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국내 대표적인 국제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출품작 가운데 이미 개봉된 것이나 다른 영화제에 출품된 것이 많아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아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인들의 친목모임 성격이 강해 예전의 권위를 잃었다.”면서 “자생력을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부산영화제 10억원,부천·전주영화제 5억원에 비한다면 아태영화제에 대한 영진위 지원금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식사만 제공했는데도 각국에서 자비로 최대 규모의 대표단이 온 것은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증명한다.이번 영화제 기간에 각국의 제작·배급 관계자들은 한국영화와 TV프로그램 수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일반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더라면 이런 긍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지 않았을까.영화인들의 잔치로만 끝난 점이 못내 아쉽다.

김소연기자 purple@
2002-10-09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