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후보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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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9-09 00:00
입력 2002-09-09 00:00
수수께끼의 해답은 지난해 이맘 때쯤 얘깃거리가 됐었다.한 국회의원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1997년 12월 대선 당시 후보를 경호했던 경찰관의 승진여부와 근무처 현황을 요구했다.당선된 김대중 대통령 경호 경찰은 17명이 모두 승진했으나 낙선한 이회창 후보 경호 요원은 17명 가운데 5명만이 승진했더라는 것이다.세상에서 같은 경호 경찰을 해도 줄을 잘 서야 한다고 수군거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두 후보의 경호팀장을 맡았던 두 경찰 간부는 공교롭게도 똑같은 시기에 승진했지만 대선을 치르면서 한 사람은 상급자로 변신해 있었다고 한다.분명 무언가 잘못됐다.경호 요원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엇갈림이 잉태되었다.각각의 후보 진영에서 지목한 경찰관을 경호 경찰로 파견했던 것이다.처음부터 줄을 세웠던 것이다.선거의 명암이 그들의 명암이었고 그들도 그리 될 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결과가 달랐다면 당시 경호 경찰의 상하관계도 아마 뒤바뀌었을 것이다.
경찰이 뒤늦게 잘못을 알아챘다.예전과 달리 지원을 받아 자체 심사를 통해 파견키로 했다고 한다.인사 잡음을 없애겠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지원자들이 구름처럼 몰렸다.항간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지원율이 또 엇갈렸다고 한다.일만 잘되면 하는 기대가 짙게 깔려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생사고락을 같이할 후보와 경호원의 정(情)을 싹둑 끊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보디가드’란 영화에선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지 않던가.그러나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사사로운 정을 억제하지 못해선 안된다.이번 대선에선 영원한 감동으로 남을 한국판 보디가드 한편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2-09-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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