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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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5-16 00:00
입력 2002-05-16 00:00
14대 국회때 이른바 상공위 뇌물 외유사건이 터졌다.상공위 소속의 몇 몇 의원들이 한 협회의 돈을 지원받아 ‘호화외유’에 나선 것이 빌미가 됐다.한 의원은 영문도 모른 채 외유에 동참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갑작스레 입원한 부인을 돌봐야하는 동료 의원을 대신한 나들이였다.

사건이 커지자 그는 탈당 압력까지 받았다.고민 끝에 “인생은 유탄에 맞아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기고 당을 떠났다.당이 자신을 내친 데 대한 섭섭함이 묻어났다.유탄의상처가 너무 컸던 탓일까.이후 그는 몇 몇 선거에서 당시의 억울함을 읍소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실패했다.외유직전 부인의 병환으로 국내에 남게 됐던 ‘행운’의 의원은 다음 정권에서 장관자리까지 올랐다.



각종 게이트가 꼬리를 무는 요즘 순간 순간의 몸가짐을 되돌아 보게 하는 삽화다.씁쓸하게 물러났던 불운의 정치인의 역정을 두고 누군가가 그랬다.유머러스하다고 보기엔 조금은 안타깝고,안타깝다고 보기엔 유머러스하다고.

최태환 논설위원
2002-05-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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