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총기난사 사건/ 한 교사의 용기, 수백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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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4-29 00:00
입력 2002-04-29 00:00
“목숨을 내건 한 교사의 용기있는 행동이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에어푸르트에서의 총기난사 사고로 독일 전체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서도 독일 TV들은 한교사가 자칫했으면 수백명이 더 숨질 수도 있었을 참사를막아냈다는 소식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참사가 발생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교사 라이너 하이제.그는 사고가 난 26일 여러 발의 총성이울리는 것을 듣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털모자로 얼굴을가린 범인과 마주쳤다.이미 16명이 숨진 뒤였다.

털모자를 벗겨 범인이 퇴학생인 로베르토 슈타인호이저임을 알게 된 하이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살은 더이상 안된다고 범인을 설득했다.그는 총을 휘두르는 슈타인호이저에게 “쏠테면 나를 쏴라.대신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쏴라.”면서 가슴을 내밀었다.이같은 하이제의 행동에 범인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며 총을 내렸다.하이제는범인에게 미술실로 들어가도록 권했고 범인이 그의 말에 따라 미술실에 들어간 뒤 밖에서 문을걸어닫았다.범인은 잠시 후 미술실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에어푸르트 경찰들은 범인이 자살할 당시에도 500발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학살을 계속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더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이제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독일 언론들은 그를영웅으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하이제의 용감한 행동이 독일국민들의 슬픔을 잠시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독일의 소홀한 총기관리에 대한 분노까지 잠재울 수는없을 것같다.

유세진기자
2002-04-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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